그레이스 노트, 인포 스트라다 등 글로벌 스포츠 데이터 업체들이 예상하는 한국팀 금메달리스트는 진종오(사격)·기보배(양궁)·안창림(유도)·김지연(펜싱) 등이다.
유도, 양궁은 전통적인 효자종목이지만 사격과 펜싱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야 세계 정상을 노리게 된 종목들이다.
역대 올림픽 메달 현황을 분석하면 종목별 흥망성쇠가 한 눈에 보인다. 1960~70년대까지 복싱, 역도 등 주로 ‘헝그리’ 종목에 집중됐던 메달은 1984년 LA올림픽을 기점으로 기초, 격투, 구기 종목으로 다양화됐다.
특히 런던올림픽 이후에는 사격, 펜싱 등 이른바 ‘선진국형 종목’이 급부상하는 양상을 보였다.
오는 6일 리우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역대 효자종목을 분석해본다.
◇ 올림픽별 양궁, 레슬링, 유도 메달 획득 추이
연도 | 개최지 | 양궁 | 레슬링 | 유도 | ||
1948 | 런던 | |||||
1952 | 헬싱키 | |||||
1956 | 멜버른 | |||||
1960 | 로마 | |||||
1964 | 도쿄 | 은1 | 동1 | |||
1968 | 멕시코 | |||||
1972 | 뮌헨 | 은1 | ||||
1976 | 몬트리올 | 금1 동1 | 은1 동2 | |||
1980 | 모스크바 | 불참 | ||||
1984 | LA | 금1 동1 | 금2 은1 동4 | 금2 은2 동1 | ||
1988 | 서울 | 금3 은2 동1 | 금2 은2 동5 | 금2 동1 | ||
1992 | 바르셀로나 | 금2 은2 | 금2 은1 동1 | 금1 은1 동2 | ||
1996 | 애틀랜타 | 금2 은1 동1 | 금1 은3 | 금2 은4 동2 | ||
2000 | 시드니 | 금3 은1 동1 | 금1 은3 동1 | 은2 동3 | ||
2004 | 아테네 | 금3 은1 | 금1 은1 | 금1 은1 동1 | ||
2008 | 베이징 | 금2 은2 동1 | 동1 | 금1 은2 동1 | ||
2012 | 런던 | 금3 동1 | 금1 | 금2 동1 | ||
합계 | 금19 은9 동6 | 금11 은12 동13 | 금11 은14 동15 |
▶“리우도 부탁해” 믿고 보는 메달 밭 <양궁> <유도>
전통적인 올림픽 효자종목은 단연 양궁과 유도다. 양궁은 1984년 LA올림픽 이후 남녀 개인과 단체전에서 총 19개의 금메달과 은메달 9개, 동메달 6개를 수확했다. 특히 여자 양궁은 1984년 LA올림픽부터 2004년 아테네올림픽까지 개인전과 단체전 금메달을 모두 석권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서향순(1984 LA 올림픽), 김수녕(1988 서울 올림픽), 조윤정(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 김경욱(1996 애틀랜타 올림픽), 윤미진(2000 시드니 올림픽), 박성현(2004 아테네 올림픽)으로 이어지는 개인전 금메달리스트는 매 대회 신들린 ‘텐텐(10점) 신화’를 썼다. 이 중에서도 ‘신궁(神弓)’ 김수녕은 올림픽에서 총 금메달 4개와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차지, 여자 선수 중 역대 최다 메달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리우올림픽에도 여자 대표팀 기보배(28, 광주시청), 최미선(20, 광주여대), 남자 대표팀 김우진(24, 청주시청) 등이 출전해 금빛 과녁을 정조준 하고 있다.
유도 역시 한국 대표팀의 꾸준한 메달 밭이다. 역대 올림픽에서 금메달 11개, 은메달 14개, 동메달 15개 등 총 40개의 메달을 획득해 일본(금34·은18·동18)과 프랑스(금12·은8·동24)에 이어 통산 메달 3위에 랭크됐다. 이번 리우올림픽에는 ‘한판승의 사나이’ 이원희(2004년 아테네 올림픽 -79kg급, 금)와 최민호(2008년 베이징 올림픽 -60kg급, 금)가 각각 여자대표팀과 남자대표팀의 코치로 합류해 눈길을 끈다. 올해 역시 유도의 금메달 전망은 밝다. 남자 대표팀의 -73kg급 안창림, -66㎏급 안바울, -90kg급 곽동한, 여자 대표팀의 -57kg급 김잔디가 세계랭킹 1~2위에 올라 금메달이 유력하다는 평가다.
◇ 올림픽별 태권도, 배트민턴, 사격의 메달 획득 추이
연도 | 개최지 | 태권도 | 배드민턴 | 사격 |
1948 | 런던 | |||
1952 | 헬싱키 | |||
1956 | 멜버른 | |||
1960 | 로마 | |||
1964 | 도쿄 | |||
1968 | 멕시코 | |||
1972 | 뮌헨 | |||
1976 | 몬트리올 | |||
1980 | 모스크바 | 불참 | ||
1984 | LA | |||
1988 | 서울 | 은1 | ||
1992 | 바르셀로나 | 금2 은1 동1 | 금2 | |
1996 | 애틀랜타 | 금2 은2 | ||
2000 | 시드니 | 금3 은1 | 은1 동1 | 은1 |
2004 | 아테네 | 금2 동2 | 금1 은2 동1 | 은2 동1 |
2008 | 베이징 | 금4 | 금1 은1 동1 | 금1 은1 |
2012 | 런던 | 금1 은1 | 동1 | 금3 은2 |
합계 | 금10 은2 동2 | 금6 은7 동5 | 금6 은7 동1 |
▶찬란한 과거…지금은 ‘빨간불’ <레슬링> <복싱>
반면 과거에 비해 다소 주춤한 종목도 있다. 바로 레슬링과 복싱이다. 레슬링은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우리나라에 첫 올림픽 금메달을 안겨준 종목이다. 특히 1984년 LA올림픽에서 금2·은1·동4, 1988 서울올림픽에서 금2·은2·동5 등 많은 메달을 획득하며 80년대 전성기를 맞이했다. 이후로도 2004년 아테네 올림픽까지 매 대회에서 금메달 1개 이상을 획득하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그러나 ‘힘들고 배고픈 운동’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으로 저변 확대에 실패, 올림픽 성적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또 2020년 하계 올림픽 종목에서 제외됐다 다시 선정되는 등 우여곡절도 겪었다. 리우올림픽에는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현우(-66kg급)가 체급을 올려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한다.
복싱도 금맥이 끊긴 종목이다. 한국 복싱은 역대 올림픽에서 메달 20개를 수확했지만, 대부분이 90년대 이전 기록이다. 2004년 동메달 2개, 2008년 동메달 1개, 2012년 은메달 1개에 그쳤으며 리우올림픽에는 출전선수의 맥마저 끊길 위기에 놓였었다. 하지만 남자 복싱 56㎏급의 함상명(21·용인대)이 와일드카드 티켓을 거머쥐어 극적으로 올림픽 출전을 확정 지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함상명은 이 체급에서 올림픽 선발전을 통과한 선수 중 한 명이 출전을 포기함에 따라 와일드카드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10체급에서 단 한명의 선수만이 가까스로 올림픽에 출전할 만큼 복싱의 전망은 밝지 않다. 게다가 복싱은 국제복싱협회(AIBA)의 횡포와 한국 복싱 내부 갈등으로 안팎 사정이 모두 좋지 않다.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으로 훨훨~ <배드민턴> <태권도>
비교적 최근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배드민턴과 태권도는 대표팀 선수들의 활약에 힘입어 꾸준하게 메달 획득에 성공하고 있다. 특히 배드민턴은 구기 종목에서 가장 많은 금메달을 획득하며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배드민턴이 정식 정목으로 채택된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바로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획득하며 선전했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금1·은1·동1)까지 모든 대회에서 2개 이상의 메달을 획득하는 등 고른 활약을 펼쳤다. 주요 메달리스트로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여자 단식 금메달을 획득한 방수현, 2008년 베이징 올림픽 혼합복식, 2012년 런던올림픽 남자복식에서 각각 금메달 1, 동메달 1개를 획득한 이용대가 있다. 이용대는 이번 세 번째 올림픽에서 다시 한 번 금빛 스매싱을 날릴 예정이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태권도 역시 종주국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출전한 전 체급에서 금메달(4개)을 수확하면서 태권도 종주국의 면모를 보여줬다. 다만 태권도의 세계적인 보급으로 각국 선수들의 실력이 상향된 탓에 위상도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 리우올림픽에는 -68kg급 이대훈(25·한국가스공사)이 올림픽 2연패를 노리고 있으며, -60kg급 김태훈(22·동아대)도 금메달 유망주로 꼽히고 있다.
▶ 런던올림픽 이후 최고 유망 종목! <펜싱>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깜짝 인기를 누린 종목은 단연 ‘펜싱’이었다. 총 9개 종목에 출전해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 등 6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으며, 신아람의 ‘1초 오심’ 논란으로 화제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이번 리우올림픽에는 종목 순환 원칙에 따라 지난 런던 올림픽 당시 금메달을 땄던 남자 사브르 단체전과 동메달을 거뒀던 여자 플뢰레 단체전이 제외됐다. 하지만 개인전에서 런던의 영광을 재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 여자 사브르 금메달리스트 김지연(28, 익산시청)이 2연패를 노리고 있으며, 펜싱 대표팀 최고참인 김정환(34,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남자 사브르에서 금빛 찌르기에 도전한다.
/박지윤 인턴기자 JYP_46@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