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은 선수뿐만 아니라 심판에게도 꿈의 무대다. 이번 2016 리우올림픽에서 총 19명의 한국인 심판이 그 꿈을 이뤘다. 한국은 15개의 종목에서 총 19명의 심판을 파견할 예정이다.
19명의 한국인 심판 중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112년 만에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복귀한 골프의 박경희(61) 심판이다. 박경희 심판은 선수 출신은 아니지만 영국 대학에서 골프 매니지먼트를 전공하며 골프 인생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KLPGA에서 15년간 경기위원으로 경력을 쌓았으며, 지난 3월 국제골프연맹(IGF)으로부터 리우올림픽의 골프 심판으로 위촉받았다. 박경희 심판은 올림픽 무대에서 뛰는 최초의 한국 골프 심판이 될 전망이다.
탁구의 이정금 심판(53)은 이번 리우올림픽을 통해 ‘심판 그랜드슬램’을 달성한다. 2008년 국제심판 자격을 획득한 후, 2013년 프랑스 세계탁구선수권대회, 2014 인천 아시안게임, 2015 광주 유니버시아드 등 굵직한 대회의 준결승·결승전 심판을 맡으며 ‘심판계의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과거 외환은행 실업팀에서 탁구 선수로 활동했던 이정금 심판은 은퇴 후 은행원으로 살아가며 새로운 인생을 살았다. 하지만 1988년 외환위기로 은행을 그만두게 됐고, 주변 지인의 추천으로 탁구 심판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동네 생활체육 대회 심판에서 올림픽 무대에 오르기까지 11년의 시간이 걸렸다. 이정금 심판은 “올림픽은 모든 심판이 바라는 꿈의 무대”라며 “일생의 한 번뿐인 기회가 찾아온 만큼 내 모든 것을 쏟아 붓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핸드볼의 이석(31)-구본옥(30) 심판조는 리우올림픽에 초청받은 국제심판 중 최연소다. 핸드볼 국제심판은 다른 종목과 다르게 두 명이 페어를 이뤄 늘 함께 심판 배정을 받는다. 두 명의 심판을 한 조로 묶어둠으로써 판정의 일관성을 유지하도록 한 것이다. 이석 심판은 “학교 운동부에서 우연히 핸드볼과 인연을 맺게 됐는데, 이렇게 올림픽 무대까지 밟게 됐다”며 “2000년 이후 16년 만에 핸드볼 종목에 한국인 심판이 배정됐다. 부담감도 있지만 가슴이 벅차다”고 소감을 밝혔다.
배드민턴 종목의 전석훈 심판(경남과학기술대학교 감독) 역시 배드민턴 선심(Line Judge)으로 리우올림픽 무대에 설 예정이다. 선심은 셔틀콕이 경기장 라인 안에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임무를 맡는다.
국내 유일의 국제배구연맹(FIVB) 국제심판 강주희 심판 역시 리우데자네이루로 향한다. 강주희 심판은 단 20명에게 주어진 배구 심판의 한 자리를 꿰찼다. 그 중 여자 심판은 4명에 불과하다.
이 외에도 김창곤·서상원(펜싱), 한윤수·이윤철(체조), 정동국·안창식(근대5종), 민석홍(수영·다이빙), 김희영(태권도), 허록(역도), 정동군(레슬링), 기우경(철인3종), 유제민(테니스), 이승민(농구) 심판이 최고의 선수들의 경기를 판정할 심판으로 기회를 잡았다.
한편 북한 역시 두 명의 심판을 파견한다고 밝혔다. 여자축구 종목의 리향옥(주심)과 홍금녀(보조주심) 심판이 그라운드를 누빌 예정이다.
/박지윤 인턴기자 JYP_46@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