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기간 메인스타디움에서 활활 타오르는 ‘성화(聖火)’는 올림픽의 상징으로 꼽힌다. 타오르는 성화봉을 들고 릴레이로 성화를 운반하는 모습 역시 올림픽 하면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장관이다. 이번 리우올림픽의 경우 그리스 올림피아에서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나 주경기장까지 2만㎞에 달하는 대장정을 펼치고 있다. 지금까지 총 1만 2,000여 명이 봉송 주자로 나섰으며 300여 개 도시를 거쳤다.
여기서 제기될 수 있는 한 가지 의문이 있다. 성화 봉송 도중 불이 꺼지면 어떻게 될까. 올림픽위원회(IOC)는 이 같은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성화 릴레이 중 봉송 주자를 따라 차량이 움직이도록 해 언제든지 차량에 있는 램프에서 불꽃을 재점화하도록 하고 있다. 성화대의 불이 불의의 사고로 꺼지더라도 대기 불꽃으로 재점화가 가능하도록 준비하는 것이다.
역대 올림픽 성화 봉송과정에서 재점화가 이뤄진 사례는 무수히 많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는 악천후로 성화 불이 꺼졌고, 2004 아테네 올림픽에서는 강풍으로 불이 날아가는 사고가 있었다. 2012 런던 올림픽에서는 카누 경기장에서 운반되던 성화대에 급류로 인한 파도가 덮쳐 불꽃을 잃기도 했다. 2014 소치올림픽 역시 추운 날씨로 인해 성화 불꽃이 꺼졌는데, 예비용 성화에서 불을 붙이지 않고 경호원이 자신의 라이터로 성화에 다시 불을 붙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대회 조직위원회에서는 보통 성화가 전달될 때 불꽃이 꺼지는 확률을 2~5%로 추산한다.
대체로 자연재해로 인한 사례가 많지만, 의도적인 방해로 불이 꺼지는 일도 있다. 2008 베이징올림픽 성화는 티베트 시위대 저항에 부딪혀 무려 세 차례나 불꽃이 사그라졌다. 이번 리우 올림픽 역시 정치·경제적 상황으로 인해 올림픽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려 성화 역시 수차례 봉변을 당했다. 성화를 끄기 위해 소화기를 분사하는 사례부터 시위대가 성화봉송자를 넘어뜨리는 등 사고가 연이어 발생했다.
성화 봉송대는 평균 400g 내외로 제작되며, 봉송 시 한 사람당 500m 이상은 이동하지 않는다. 성화봉의 경우 조직위가 봉송 주자에게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 소치 올림픽 봉송 주자는 자신의 구간을 마친 뒤 1만 2천800 루블(약 40만 원)에 성화봉을 살 수 있었고, 런던 올림픽 조직위 역시 당사자에게 199파운드(약 30만 원)에서 258파운드(약 37만 원)의 가격으로 성화봉을 판매한 바 있다.
/박지윤 인턴기자 JYP_46@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