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전자마저 취약업종으로...주력산업이 사라진다

금융감독원이 7일 발표한 대기업 신용위험 정기평가 결과의 가장 큰 특징은 전자업종이 지난해에 이어 확실한 취약업종으로 이름을 올렸다는 사실이다. 이번 정기평가에서 구조조정 대상인 C등급(3개월 내 워크아웃 추진)과 D등급(법정관리)을 받은 대기업은 모두 32곳으로 이 가운데 전자업종 기업은 조선(6곳), 건설(6곳)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5곳이 포함됐다. 지난해 두 차례(정기+수시) 이뤄진 평가에서는 건설업종(14곳)과 철강업종(11곳)의 부실이 두드러져 전자업종(8곳)의 심각성이 상대적으로 가려져 있었다. 이번에 2년 연속 세 번째로 많은 기업이 구조조정 대상이 되면서 그동안 한국 제조업 최후의 보루로 인식돼온 전자업종마저 더는 안전지대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전자업종이 제2의 조선·철강업종이 될 수 있다는 진단은 진작부터 있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최근 보고서만 봐도 전자부품이 차지하는 산업 비중이 과도하게 높아 글로벌 경기침체가 오면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 지난해 글로벌 반도체 생산은 전년보다 0.6% 감소한 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5.5% 줄었다. 상반기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도 13.9%, 글로벌 휴대폰 출하량도 3% 축소되면서 글로벌 기업에 납품하는 부품기업이 큰 어려움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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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업종의 위축이 가장 먼저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일자리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6월 노동시장 동향을 보면 ‘전자부품·컴퓨터·통신장비’의 고용규모는 전년보다 2만4,000명(4.4%) 줄었다. 2013년 9월 57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계속 감소해 이제 51만3,000명까지 줄어들었다.

전자업종마저 조선·건설·해운·철강·석유화학 등 취약업종 대열에 합류하면 우리에게 더는 주력업종이 없다. 주력업종은 씨가 마르고 취약업종만 난무하는데 신성장 분야는 보이지 않는다. 글로벌 수요감소는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기술혁신에 박차를 가해 돌파구를 찾아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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