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과 남을 상대평가하는 이 시대에 자기 삶에 만족을 느낄 수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합천 해인사 주지인 향적 스님은 9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가야산 해인사 청년 희망 캠프 기자 간담회’에서 “못 먹고 사는 것보다 이 시대의 청년들에게 희망이 없는 것이 문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팔만대장경을 보유한 해인사가 처음으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희망 캠프를 여는 것도 우리 사회의 성장동력인 청년에게 희망을 주기 위한 목적에서다.
향적 스님은 우리 사회의 여러 가지 문제 중에서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하고 이들에게 휴식과 재충전의 시간을 제공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 그는 “종교계가 사회 문제를 치유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 보니 직업 없이 고민하는 청년에게 희망과 재충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자 이번 행사를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종교가 사회적 역할을 고민할 때 사회도 종교에 관심을 두는 법”이라며 “종교가 이 시대의 아픔에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 고민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청년들을 위로하는 것이 캠프의 가장 큰 목적인 만큼 종교적 색채를 배제하기로 했다. 기독교·천주교 인사들도 이번 캠프에 참여해 청년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건넬 예정이다. ‘마음치유학교’ 교장인 혜민 스님, 해인사 승가대의 강주인 무애 스님과 함께 천주교 대구대교구 영천산자연학교의 교장인 정홍규 신부와 유수상 경남 거창 중촌교회 목사가 강연을 펼친다. 향적 스님은 “우리 미래를 이끌어갈 청년들이 한국을 ‘헬조선’이라 부르고 ‘금수저·흙수저론’ 등 계급론까지 동조하며 삶의 희망과 목표를 잃어가고 있다”며 “이번 캠프가 희망과 열정을 가득 충전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캠프는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청년들은 무료로 신청할 수 있지만 해인사는 취업한 청년에게도 재충전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신청자격을 제한하지는 않을 계획이다. 신청은 오는 13일까지 하면 되며 자세한 사항은 해인사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사회활동에 본격적으로 나선 해인사는 앞으로 팔만대장경을 활용해 국민과 좀 더 밀착된 관계를 유지할 예정이다.
향적 스님은 “국보인 팔만대장경을 우리가 활용을 제대로 못 하고 있다”며 “경판 하나하나를 국민과 직접 결연해 결연한 분들이 직접 경판의 먼지도 털고 하는 방식으로 우리의 국보를 스스로 보존하고 있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