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IMF 서열 3위’ 이창용 아태국장의 조언… “수출·제조업에서 답 찾지 마라… 사업서비스 키워야”

“인구구조 문제로 몇 년 뒤 장기 침체 접어들 가능성”

"의료서비스 세계 최고 수준인데 국내 시장만 있어"

"제조업 기반 고부가가치 사업서비스로 활로 찾아야"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태국장. /사진=연합뉴스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태국장. /사진=연합뉴스




국제통화기금(IMF) 서열 3위인 이창용 아시아태평양국장이 우리나라에 사업서비스 영역을 키워야 한다는 조언을 내놨다. 수출·제조업 중심의 과거 ‘성공방정식’으로는 우리나라가 장기침체에 접어들고 있는 세계 경제의 큰 조류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게 이 국장의 분석이다.

이 국장은 9일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에서 한국경제학회 주최로 열린 국제학술대회 기조강연에서 “1970~80년대 우리나를 포함한 아시아의 네 마리 용은 성장을 통해 소득과 불평등 문제도 개선했지만, 기술진보 때문에 최근에는 성장한다고 소득이 높아지고 불평등이 나아지는 게 아니다”라며 “한국도 인구구조 문제 등으로 인해 몇 년 뒤 일본이 이미 돌입한 장기침체(Secular Stagnation)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2017년 우리나라가 3%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측하며 “이는 잠재성장률에 부합하는 만큼 전혀 낮은 수준이 아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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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국장은 우리 경제의 성장 축인 제조업이 한계에 다다랐다고 조언했다. 그는 “한국은 1989년 전체 취업자 중에서 제조업의 비중은 27.8%였는데 2008년 16.8%까지 떨어졌다”며 “제조업의 생산 보다는 고용이 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커졌는데, 이미 제조업이 많이 발전한 한국은 고용을 늘리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세계 교역신장률이 이미 경제성장률을 하회하는 현상이 오래된 만큼 수출도 돌파구가 될 수 없다는 게 이 국장의 진단이다. 이 국장은 “세계 교역이 이미 저성장에 접어든 지 오래”라며 “더 이상 수출에서만 답을 찾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국장은 ‘제조업에 기반한 사업서비스(business service sector based on manufaturing)’가 우리 경제의 새로운 활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의료서비스를 예로 들며 “한국의 의료서비스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국내 시장에만 머물고 있다”며 “한국은 제조업이 이미 발전해 있는 만큼 사업서비스 분야로 가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다. 정치적인 결단만 있으면 된다”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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