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美보다 中먼저 방문...수지, 실리외교 행보

"미얀마 민족분쟁 해결 등 도움"

동남아 외 첫 방문국에 中선택

미얀마 문민정부의 실세인 아웅산 수지 국가자문 겸 외무장관이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외 첫 방문국으로 중국을 선택했다.

10일 중국 관영 환구시보에 따르면 미얀마 대통령실은 수지 장관이 오는 17일부터 4일간 중국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다음달로 예정된 방미일정보다 한 달가량 빠르다. 환구시보는 외교 전문가들을 인용해 수지가 국가지도자급 예우를 받게 될 것이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리커창 총리와 만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을 중국의 ‘외교 승리’로 평가했다. 미국 등 서방국이 미얀마의 민주화를 지지했으며 중국 정부는 그동안 미얀마를 통치했던 군부와 매끄러운 외교관계를 유지했음에도 수지가 오히려 주요2개국(G2) 외교에서 중국을 첫 방문지로 선택했기 때문이다. 지추펑 중국 난징대 교수는 “수지 장관의 방중은 자신을 이데올로기보다 국가 이익을 우선시하는 실용적 정치인으로, 중국과 서방 사이에서 신중한 균형외교를 펴는 정치인으로 우뚝 서게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환구시보도 소수민족 분쟁과 경제발전에 중국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수지가 실리를 택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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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수지의 중국 방문 때 경제협력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얀마 정부는 지난달 5개년경제개발계획을 발표하는 등 문민화 이후 경제성장에 역점을 두고 있으며 중국도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 추진에 미얀마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미얀마 소수민족 문제 집중적으로 다룰 것으로 전망됐다. 미얀마 정부는 31일 ‘21세기 팡롱회담’을 열어 정부와 소수민족 무장단체 간 분쟁 해결 문제를 논의한다. 하지만 지난해 전국적인 휴전협정(NCA)에 15개 무장단체 중 8곳만 서명했으며 최근 각 단체가 세를 모으는 등 강경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이번 회담에서도 뚜렷한 결론을 내기는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 때문에 수지 장관은 미얀마 북부와 국경을 접한 중국이 중국계 코캉족 등 미얀마 내 소수민족에게 영향력을 행사해달라고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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