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이재현 회장 광복절 특사…CJ '잃어버린 3년' 되찾나

부재기간 투자·사업 차질

대형 투자·M&A 급물살 등

복귀시 경영 정상화 기대감

CJ 주가 4일 연속 오름세





이재현 CJ(001040)그룹 회장이 광복절 특별사면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선장 부재로 표류하던 CJ호의 경영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CJ는 당분간 이 회장의 신병치료가 우선이라는 입장이지만 3년 넘게 이어진 경영공백이 해소되면 대규모 투자와 글로벌 기업 인수합병 전략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CJ는 전날보다 1.52% 오른 2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8일부터 나흘 연속 오름세다. 이번 8·15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자 중 이재현 회장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투자심리가 호전된 것으로 보인다.

CJ는 2013년 6월 횡령·배임 혐의로 이 회장이 구속되면서 사상 초유의 위기에 내몰렸다. 이 회장의 주도했던 그룹 차원의 투자 전략과 의사결정 구조가 한순간에 공백 상태에 빠진 것. 2020년까지 그룹 매출 100조원, 영업이익 10조원, 해외 비중 70%를 달성하겠다는 ‘그레이트 CJ 2020비전’에도 제동이 걸렸다.

총수 부재 속에 CJ는 손경식 회장, 이채욱 부회장, 이미경 부회장, 김철하 CJ제일제당(097950) 사장으로 구성된 경영위원회를 출범하고 위기 타개에 나섰다. 하지만 적재적소에 리더십이 뒤따라주지 못하면서 재계순위 14위의 CJ그룹은 주요 사업에서 잇따라 차질을 빚으며 ‘잃어버린 3년’을 보내야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 회장 구속 이후 CJ그룹은 굵직한 인수합병전에서 고배를 마시고 이로 인해 투자도 축소되는 악순환에 빠졌다”며 “선장이 없는 상황에서 기관장과 조타수만으로는 배를 정상적으로 운항하기 어려운 것과 같은 이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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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는 이 회장이 사면이 결정되면 최우선적으로 그룹 차원의 투자 전략을 대폭 강화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CJ는 2012년 사상 최대인 2조9,000억원을 투자했지만 이 회장이 구속된 2013년 투자규모가 1조9,000억원대로 급감했고 지난해는 1조7,000억원으로 더 줄었다.

차질을 빚은 인수합병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CJ는 중국 바이오기업 메이화성우(2조원), 코웨이(3조원), 동부익스프레스(7,000억원) 등 주요 인수전에서 잇따라 낙마하는 등 최근 3년 새 투자 차질만 7조7,000억원에 이른다. 이 회장의 경영공백 이후 줄곧 제기됐던 전문경영인 체제의 한계가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CJ는 이 회장의 경영복귀 이후에도 ‘그레이트 CJ’ 비전을 그대로 유지하고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에 주력할 계획이다. 식품회사에서 문화콘텐츠기업으로 성공적으로 변신한 만큼 2020년까지 목표 수정 없이도 충분히 도전해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류 열풍의 선봉장으로 영화, 드라마, 음악, 한식 등 CJ그룹이 앞장서 발굴한 ‘K콘텐츠’가 우리 경제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부상한 점도 이같은 이유 중 하나다.

CJ 관계자는 “지금껏 해왔던 것처럼 CJ는 문화창조기업으로서의 목표와 전략을 체계적으로 펼쳐나갈 방침”이라며 “젊은 세대에서 가장 사랑받는 기업이자 한류 열풍을 주도하는 창조경제 선도기업으로 한 단계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이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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