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새누리당 대표 역시 박근혜 대통령의 개각 시점과 맞물려 이번 주 주요 당직 인선을 통해 ‘탕평인사’의 시동을 건다. 대선을 겨냥한 조직 정비 차원에서 대변인단과 당무감사위 등이 새롭게 꾸려질 예정인 가운데 화합을 위한 계파 안배와 원외 인사 발탁이 이번 인사의 핵심 키워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현아 새누리당 대변인은 14일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이번 주부터 이정현 신임 대표 체제하의 당직 인선이 단계적으로 시작될 것”이라며 “현재 공석이거나 신설되는 자리가 많은 만큼 여러 당직 가운데 일부가 오는 17일 당 최고위원 회의 때 안건으로 올라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가장 큰 관심이 쏠리는 자리는 총선 참패의 후유증을 극복하기 위해 처음으로 만들어지는 당무감사위원장이다. 당무감사위는 각 지역 당협위원장의 의정 성실도와 지역구 활동, 청렴성 여부 등의 객관적 기준을 마련해 총선 기간마다 되풀이되는 밀실·보복공천 논란의 소지를 최소화하자는 취지에서 도입되는 기구다.
당 관계자는 “행정부로 치면 일종의 ‘감사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기존에도 공천 국면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 당 사무처 차원에서 당무 감사를 벌이기는 했으나 대부분 형식적인 절차에 그친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당의 소통 창구인 대변인단의 구성도 관심거리다. 그동안 새누리당은 당 대변인 2명, 원내대변인 3명 등 총 5명의 ‘스피커’를 배치해 당을 운영해 왔는데 지상욱 대변인이 이미 사의를 표명한 만큼 일부 교체 및 확충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지난 6월부터 한창 직무를 수행 중인 박명재 사무총장은 유임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새누리당의 정책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에는 원외 인사가 발탁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홍익대 경영대학장 출신인 김종석 원장은 지난해 6월 취임 당시만 해도 원외 전문가였으나 4·13 총선을 통해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바 있다.
기존의 국민공감위원장을 확대 개편한 국민공감전략위원장 인선도 이정현 대표가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각 분야 전문가는 물론 일반 국민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국민공감전략위원회에 의견을 제시하면 새누리당의 실제 정책에 반영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당 안팎에서는 ‘이정현식(式) 인사’의 첫 번째 키워드로 계파 안배를 지목하고 있다. 이정현 대표는 취임하자마자 자신의 비서실장에 친박계인 윤영석 의원을 앉히면서 비박계의 반발을 부른 만큼 나머지 주요 인선은 적절한 계파 분배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관측이다. 이와 함께 이정현 대표는 균형·탕평인사의 또 다른 방안으로 여의도연구원장 외에 일부 당직에 원외 인사 발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12~13일 이명박 전 대통령 및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예방, 지역구인 순천 방문 등으로 당 대표 취임 이후 첫 주말 일정을 숨 가쁘게 소화한 이정현 대표는 15일 제71회 광복절 기념식에 참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