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日, 주변국 상처 아물 때까지 계속 사죄·반성해야"

오구라 기조 교수 “한국의 지나친 민족주의도 비판받아야”

오구라 기조(小倉紀藏) 일본 교토(京都)대 교수오구라 기조(小倉紀藏) 일본 교토(京都)대 교수


“일본인은 한국인과 중국인, 그 외의 피해를 본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사죄하고 반성해야 합니다. 피해자가 ‘사죄가 부족하다, 신뢰할 수 없다’고 비난해도 그저 말없이 마음속에 ‘죄송스럽다’는 마음을 지켜나가야 합니다.”

오구라 기조(小倉紀藏·사진) 일본 교토(京都)대 교수 15일 공개한 ‘일본인은 한국인을 만날 수 있는가’라는 제목의 글에서 “일본은 주변국의 상처가 아물 때까지 계속, 조용히 사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양철학자인 오구라 교수는 서울대 철학과에서 박사과정을 밟았고 NHK 방송에서 한국어 강의를 하는 등 일본의 대표적 지한파 지식인으로 꼽힌다. 그는 오는 20일 ‘조일수교 140년, 만남과 현재를 생각한다’를 주제로 열리는 심포지엄에서 이 글을 발표할 예정이다.

오구라 교수는 “전후 71년 동안 일본이 ‘상복을 입은 채’ 생활하며 자숙하는 시간을 보냈다”며 “대부분의 일본인이 마음 속으로 조용히 ‘죄송스럽다, 정말 되돌릴 수 없는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도 썼다.


그는 “일본은 한국으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고 이에 응답하는 방식으로 전후 상당히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한국은 누구로부터든지 진정한 비판을 받은 적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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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구라 교수는 나아가 “한국에 대한 근본적 비판은 아마 그 강렬한 민족주의를 향해야 할 것”이라며 “한국인의 삶을 괴롭게 하는 상당 부분은 지나치게 강한 민족주의에 기원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한국 민족주의를 진지하게 비판해주는 상대야말로 가장 대등하고 진지하게 한국과 마주하고자 하는 사람들”이라며 한국을 비판해줄 ‘친구’는 일본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심포지엄을 여는 ‘동아시아 화해와 평화의 목소리’는 박유하 세종대 교수의 저서 ‘제국의 위안부’ 고발사건을 계기로 지난해 발족한 모임이다. 민족·이념 대립을 넘어 동북아시아의 평화로운 미래를 모색한다는 게 모임의 취지다.

심포지엄에서는 또 조관자 서울대 일본연구소 교수가 ‘전후 민주주의의 위기를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주제로 최근 일본 사회의 변화와 동요가 과연 ‘우경화’이자 ‘좌파의 몰락’인지 분석할 예정이다./연합뉴스

오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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