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가장 매력적인 직장] 케이스 스터디/ 벤츠코리아 ¦ 리더십과 문제해결 능력 가진 인재 중용

조명아 인사부 상무(가운데)와 벤츠 코리아 직원들이 신형 E클래스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벤츠 코리아는 30대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젊은 직장이다.조명아 인사부 상무(가운데)와 벤츠 코리아 직원들이 신형 E클래스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벤츠 코리아는 30대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젊은 직장이다.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이하 벤츠 코리아)는 공학 계열 대학생들이 뽑은 ‘가장 매력적인 직장’ 19위에 올랐다. 우리가 잘 아는 굵직한 외국계 정보기술(IT) 기업들보다 순위가 높다. 국내에서 시장을 급속히 넓히고 있는 벤츠 코리아의 위상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조명아 벤츠 코리아 인사부 상무를 만나 회사가 바라는 인재상과 인재 양성 프로그램 등에 대한 설명을 들어봤다.

지난 2003년 문을 연 벤츠 코리아는 국내 수입차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지난해 벤츠 코리아는 매출액 3조1,415억 원을 올렸다. 2014년과 비교해 42.5% 증가한 수치로 수입차 업체 가운데 연 매출 3조 원을 넘긴 것은 벤츠 코리아가 처음이다. 벤츠 코리아는 판매량에서도 1위를 달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1~6월) 2만4,488대(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를 판매해 수입차 판매 1위를 기록했다.


서울시 중구 남대문로 서울스퀘어 빌딩에 위치한 벤츠 코리아 사무실에서 조명아 인사부 상무를 만났다. 그는 2013년부터 벤츠 코리아의 인사 총괄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벤츠 코리아는 지속 성장을 위해 필요한 핵심 가치를 ‘인재’에 두고 있다. 이는 독일 본사 방침과 같다. 벤츠 코리아가 원하는 인재상 역시 본사 철학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조명아 상무가 말한다. “열정, 존중, 원칙 준수, 정직 등 네 가지 핵심 가치를 지닌 사람을 원합니다. 이건 메르세데스 벤츠의 기업 문화 근간이기도 해요. 특히 중요하게 강조하는 것이 원칙 준수와 정직입니다. 본사에서는 직원들뿐만 아니라 이사회가 의사결정을 내릴 때도 정직과 원칙 준수가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직원들을 채용하면 이 부분을 가장 먼저 교육하고 있습니다.”

벤츠 코리아가 문을 연 뒤 직원 수는 두 배 이상 많아졌다. 현재 정규직 189명이 일하고 있다. 30대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젊은 직장이다. 차량 판매량이 많아지면서 업무는 더욱 복잡해지고 직원 한 명이 여러 가지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벤츠 코리아는 이런 업무환경 변화에 걸맞은 인재를 발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조 상무가 말한다. “부서 매니저들이 요구하는 직원 특성이 있어요. 예를 들면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 수시로 일어나는 복잡한 일을 해결할 수 있는 문제해결 능력 등이죠. 자기 업무 영역에서 리더십을 가지고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는 사람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독일 본사는 ‘리더십 2020’ 프로젝트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디터 제체 메르세데스 벤츠 회장이 직접 이끌고 있는 중요한 프로그램이다. 현재 자동차 업계는 패러다임의 변혁기에 서 있다. 자율주행차와 친환경차 등이 자동차 업계를 뒤흔들고 있다. 급격한 변화의 물결이 몰아치는 지금, 메르세데스 벤츠는 리더십 2020을 통해 미래 산업을 주도하고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인재상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조 상무가 말한다. “리더십 2020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았어요. 자동차 업계가 더욱 복잡해지고 있어서 이런 변화를 이끌어가는 리더를 양성하고 조직의 유연성을 기르자는 것이 주된 내용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이 곧 벤츠 코리아에도 내려올 겁니다.”






벤츠 코리아는 다양한 임직원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교육 프로그램에는 자동차 판매 회사의 특징이 드러나는 내용들도 포함되어 있다. 조 상무가 말한다. “아무래도 자동차에 대한 열정이 높아서 입사한 분들이 많아요. 신입 직원 오리엔테이션 과정에서는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에 위치한 ‘메르세데스 벤츠 트레이닝 센터(벤츠 코리아가 지난해 9월 독일과 프랑스에 이어 전 세계 3번째로 만든 단독 교육 시설로 350억 원이 투자됐다)’에 가서 벤츠 차량을 시승해보고 제품 설명을 듣는 시간도 있습니다. 오리엔테이션 과정은 1주일간 집중교육을 마친 뒤, 3개월간 인사부와 소속 부서의 직무심화교육으로 이뤄집니다.”

벤츠 코리아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어떤 교육을 받기 원하는지를 매년 조사한다. 이를 바탕으로 직원들에게 수강 신청을 받아서 교육을 진행한다. 만약 본인이 특정한 기술을 배우고 싶다면 외부 기관을 통해 교육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교육 프로그램은 크게 리더십 교육과 일반 역량 교육으로 나뉜다. 리더십 교육은 임원을 대상으로 한다. 독일 본사 ‘다임러 코퍼레이트 아카데미’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리더십 프로그램을 받아 교육을 진행한다. 일반 직원들에게는 업무역량 교육과 리더십 교육을 벤츠 코리아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지난 2년간은 초급관리자 교육에 집중하고 있다. 조 상무가 말한다. “특히 코칭 프로그램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벤츠 코리아는 다른 사람들을 리드하고 팀을 이끄는 능력을 중요하게 봐요. 그래서 개인 및 팀별 리더십 교육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내부 직원들의 경력 개발 기회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인재 양성 제도를 바꾸고 있다. ‘존중’을 중요하게 여기는 본사 문화 때문이다. 벤츠 코리아는 이를 위해서 ‘사내공모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조 상무가 설명한다. “내부에 어떤 자리가 났을 때, 외부에 채용 공고를 내기 전에 사내공모를 먼저 합니다. 자신의 경력 개발을 위해 내부에서 지원자가 나서면 인터뷰를 거쳐 뽑아요. 이렇게 한 사람이 자리를 옮기면 다시 빈 자리가 발생하겠죠.

관련기사



이때 계약직이나 인턴 사원에게 우선권을 줍니다. 이들은 이미 벤츠 코리아의 문화에 어느 정도 적응한 분들이기 때문이죠. 이런 식으로 15% 정도가 정규직으로 전환됐습니다.”




1. 벤츠 코리아 신입 직원들이 ‘메르세데스 벤츠 트레이닝 센터’에서 오리엔테이션 교육을 받고 있는 모습. 2. ‘메르세데스 벤츠 트레이닝 센터’ 전경. 벤츠 코리아가 지난해 9월 독일과 프랑스에 이어 전 세계 3번째로 만든 단독 교육 시설로 350억 원이 투자됐다. 3. 벤츠 코리아의 ‘AMT 프로그램’ 현장. 훈련생들이 벤츠 차량에 대한 기술교육을 받고 있다.1. 벤츠 코리아 신입 직원들이 ‘메르세데스 벤츠 트레이닝 센터’에서 오리엔테이션 교육을 받고 있는 모습. 2. ‘메르세데스 벤츠 트레이닝 센터’ 전경. 벤츠 코리아가 지난해 9월 독일과 프랑스에 이어 전 세계 3번째로 만든 단독 교육 시설로 350억 원이 투자됐다. 3. 벤츠 코리아의 ‘AMT 프로그램’ 현장. 훈련생들이 벤츠 차량에 대한 기술교육을 받고 있다.


벤츠 코리아는 올해 ‘e-리크루트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전 세계 메르세데스 벤츠 법인에서 필요로 하는 채용 계획을 볼 수 있다. 벤츠 코리아 직원은 물론, 외부에서도 벤츠 코리아 채용 홈페이지를 통해서 볼 수 있게 시스템을 구축했다.

조 상무가 말한다. “한국 직원들이 해외 법인에서 일하고 싶은 경우 e-리크루트 시스템을 통해서 자리를 알아볼 수 있어요. 해외 사업장이 많으니까 본사에서도 직원들에게 적극적으로 권장합니다. 젊은 직원들이 많이 좋아해요. 짧게는 3~6개월 독일 본사나 미국 법인에서 근무하고 돌아오기도 하죠. 벤츠 코리아 임원들이 현재 베트남 대표로 가 있거나 중국 법인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있기도 합니다.”

벤츠 코리아는 독일에서 차량을 수입해 국내 딜러사에 판매하는 회사다. 따라서 기술 관련 부서 직원들의 역량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벤츠 코리아는 ‘AMT(Automotive Mechatronic Training)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로 국내에서 10년째를 맞이하는 AMT 프로그램은 130여 년간 축적된 메르세데스 벤츠만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개발된 기술 교육 프로그램이다. 국내 자동차 관련 학과 졸업생을 선발해 메르세데스 벤츠 트레이닝 센터에서 13개월간 자동차 수리에 필요한 교육을 실시한다. 이후 이들은 공식 서비스센터에서 진행되는 현장교육 등을 수료한다. 올해 AMT 프로그램을 이수한 졸업생 28명 전원은 전국 메르세데스 벤츠 공식 서비스센터에 채용돼 근무를 시작했다.

벤츠 코리아는 여성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따로 운영하지 않는다. 여성만을 위한 교육 자체가 차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조 상무는 여성에게 동등한 기회를 주고 있는 점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출산과 육아 등 여성이기 때문에 겪는 어려움이 분명히 있죠. 직전 대표(브리타 제에거)님도 워킹맘이었어요. 여성 매니저를 대상으로 그룹 멘토링을 진행했죠. 워킹맘으로서 어떻게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 대표님께 조언을 받는 기회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벤츠 코리아 전체 직원의 35%가 여성이다. 5년차 미만 직원의 경우 절반이 여성들로 구성되어 있다. 벤츠 코리아는 출산·육아 휴직, 탄력근무제 등을 시행 중이다. 특히 육아휴직을 적극 권장해서 남성 직원들이 활용하기도 한다. 탄력근무제는 3~4년 전부터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필요하면 재택 근무도 가능하다.

조 상무가 말한다. “현재 타사와 구별되는 더 나은 복지제도를 만들기 위해 구상 중입니다. 일과 삶의 균형이 중요해지고 있어서 본사에서는 안식년 제도를 운영하고 있어요. 한국에서도 일과 삶의 균형에 초점을 맞춘 복지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연구 중입니다. 한 달 후에 인터뷰하면 좋은 내용을 전달할 수 있는데 조금 아쉽네요.”

자동차 회사이기 때문에 누릴 수 있는 혜택도 있다. 벤츠 코리아는 부장급부터 벤츠 차량을 제공하고 있다. 직원 경조사 때는 플래그십 모델 ‘S클래스’를 제공한다. 추석과 설에는 추첨을 통해 차량 시승 기회도 준다. 조 상무가 말한다. “주말 시승도 할 수 있어요. 부서당 최소 한 명은 탈 수 있게 기회를 제공합니다. 얼마 전에는 신형 E클래스를 출시하면서 일반 부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했어요. 하룻동안 신형 E클래스의 특징과 성능 등에 대해 알려주고 시승 기회도 제공했습니다. 직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어요. 자동차가 좋아서 벤츠 코리아에 입사했는데 인사나 재무 부서에서 근무하면 새로 나온 차량을 타볼 기회가 없거든요. 지난해 신형 ‘C클래스’를 론칭했을 때도 메르세데스 벤츠 트레이닝 센터에서 세일즈 트레이너가 일반 직원들을 대상으로 제품 설명회를 가졌어요. 이때도 반응이 매우 좋았습니다. 이런 것들이 결국에는 직원 충성도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벤츠 코리아에 입사하고 싶은 지원자들에게 해줄 조언은 무엇인지 조 상무에게 물어봤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가 무엇을 잘하는 사람인지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고민하라는 겁니다. 문제해결 능력도 길러야 해요. 사실 학교 공부만으로 되는 건 아니죠. 학교를 다니면서 아르바이트도 해보고, 사회 생활 중인 선배들과 대화를 나눠보세요. 실질적인 경험을 하고 주도적인 사고와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는 데 힘을 쓰기 바랍니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하제헌 기자 azzuru@hmgp.co.kr 사진 차병선 기자 acha@hmgp.co.kr

하제헌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