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자율주행 핵심기술을 보유한 이스라엘 소프트웨어 업체 ‘모빌아이’와 손잡고 치열한 자율주행차 쟁탈전에서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경쟁사들보다 2~3년가량 뒤처진 기술력을 보강하기 위해 합종연횡에 나선 것이다.
16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모빌아이와 지능형운전자보조장치(ADAS)에 필요한 반도체 칩과 알고리즘 공급협약을 포함한 파트너십을 체결해 일부 사업 부문에서 상당한 진척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기업인 모빌아이는 관련 분야에서 독보적 기술을 가진 업체다. 자율주행의 근간이 되는 차선이나 사물을 인식하는 카메라 알고리즘 기술력을 확보한 곳으로 알려진다.
현대모비스가 모빌아이와 손을 잡은 것은 자율주행 관련 기술을 완성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서다.
알고리즘을 자체 개발하려 했지만 글로벌 완성차 업체는 물론 전자 업체까지 뛰어든 자율주행차 시장에서 펼쳐지는 기술경쟁이 치열한 만큼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쪽으로 선회했다. 모빌아이와 계약을 체결하면서 자연스레 관련 기술을 빠르게 전수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BMW도 모빌아이 등과 손잡고 오는 2021년까지 고성능 완전 자율주행차를 상용화하기 위한 솔루션을 공동 개발한다고 지난달 발표한 바 있다. 제네시스 EQ900에 고속도로 주행지원(HDA) 기술을 제공하는 만도 역시 모빌아이 칩을 사용하고 있다.
이처럼 자율주행차 시장에서 자체 기술력 확보는 물론 특출난 기술을 가진 업체와의 기술교류도 활발하다. ‘쇳물부터 자동차까지’ 그룹 내에서 모든 기술력을 동원하는 현대차가 유독 자율주행차 분야에서 다양한 업체와 협업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지난 4월 7년 만에 한국을 찾은 척 로빈스 시스코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커넥티드카 핵심기술 중 하나인 ‘차량 네트워크 기술’을 공동 개발하기로 합의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면서 “큰 기업은 물론 기술력 있는 스타트업을 발굴하기 위해 실리콘밸리 등을 담당자가 수시로 다닌다”고 설명했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와 손잡고 2020년까지 고속도로를 완벽하게 달리는 자율주행차를 양산하는 것이 목표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자율주행차의 요소기술로 꼽히는 측위기술을 자체 개발하는 등 기술력 확보에 힘쓰고 있다”며 “현재 경쟁사와 다소 기술격차가 있지만 양산시점까지 각종 법적 규제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많은 만큼 따라 잡을 시간이 충분하다”고 자신했다. 인지기술·제어기술과 함께 3대 요소기술로 알려진 측위기술은 도로 위 차량의 위치를 ㎝ 단위까지 파악하는 것을 말한다. 차량 정보가 정확해야 자율주행차의 사고를 막을 수 있다. 제어기술 분야에서 오랜 노하우를 가진 현대모비스는 자체 개발한 측위기술과 모빌아이처럼 기술력을 가진 업체와의 협업까지 더해 삼박자를 고루 갖추게 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