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가장 매력적인 직장] 케이스 스터디/ CJ그룹 ¦ ‘인재경영’으로 양질의 일자리 창출한다

CJ그룹의 직장보육시설 ‘CJ키즈빌’은 자녀 출산 및 보육 문제로 경력 단절이 생기기 쉬운 여성 임직원들을 돕기 위해 마련됐다.CJ그룹의 직장보육시설 ‘CJ키즈빌’은 자녀 출산 및 보육 문제로 경력 단절이 생기기 쉬운 여성 임직원들을 돕기 위해 마련됐다.


CJ그룹의 중요 비전 중 하나는 ‘인재경영’이다. 이는 비단 훌륭한 인재 양성이라는 단편적인 목표에 그치지 않는다. CJ의 인재경영은 취업난에 허덕이는 청년들에게 맘 놓고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그리고 한 식구가 된 후에는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하고 있다. 포춘코리아가 상경 계열 학생들이 뽑은 ‘가장 매력적인 직장’ 2위에 오른 CJ그룹의 ‘인재경영’ 전략을 살펴봤다.

“기업은 젊은이들의 꿈과 희망을 저버리지 않는 ‘꿈지기’가 돼야 합니다. 실적 상승이나 글로벌 시장 진출 가속화 등 사업적 영역도 중요하지만 일자리 창출, 양극화 심화, 세대 간 갈등 같은 사회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그룹 차원에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할 것입니다.”


지난 2012년 ‘그룹 경영계획 워크숍’에 참석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말이다. 평소 ‘인재 경영’을 중요한 경영 철학 중 하나로 꼽아왔던 이 회장은 그 후에도 CJ그룹의 사람 중심 경영 전략에 큰 관심을 보여 왔다.

CJ그룹과 계열사가 추구하는 ‘인재경영’의 출발점은 바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다. 아무리 사내 복지, 교육 프로그램, 인사시스템이 좋다 해도 실제로 그런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직원들을 고용하지 않는다면 그건 공염불에 불과하다. CJ그룹은 주요 계열사를 중심으로 일자리 창출, 나아가 고용안정성 보장을 위한 다양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올해 CJ그룹은 정규직 신입사원 4,500명, 시간제 인턴십 5,000명 등 총 9,500명을 신규 채용했다. 이는 전년 대비 20% 가량 증가한 규모다. CJ그룹 관계자는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려운 여건에서도 과감하게 채용 인원을 늘렸다’고 말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바로 서비스 직군 대상의 ‘시간제 인턴십’ 채용이다. CJ CGV, CJ푸드빌, CJ올리브네트웍스 등 주요 계열사를 중심으로 선발된 ‘시간제 인턴십’ 직원에게는 정규직에 준하는 다양한 복리후생이 제공된다. 4대 보험과 퇴직금, 각종 수당은 물론, 장학금 지급 및 학자금 대출이자 지원을 통해 안정적으로 학업과 일을 병행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무엇보다 ‘시간제 인턴십’의 가장 큰 특징은 고용 안정을 최대한 보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유니버섬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취직을 준비하고 있는 여학생들은 직장선택 선호요소 10가지 가운데 ‘직업의 안정성’을 1위로 선택했고, 남학생들 역시 직업의 안정성을 ‘유연한 업무 조건’, ‘호의적인 근무 환경’에 이어 3위로 꼽았다.

CJ그룹은 시간제 인턴십 직원들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회사가 정한 기간(최소 3개월)이 지나면 정규직 전환 기회도 부여하고 있다. 최근 3년간 CJ CGV, CJ푸드빌, CJ올리브네트웍스의 시간제 인턴십 직원들의 정규직 전환비율은 48%로 꽤 높은 편이다.


CJ그룹 관계자는 “시간제 인턴십 직원들의 가장 큰 경쟁력은 현장에서 고객들과 직접 마주하며 쌓은 경험과 경력일 것”이라며 “이들이 고용 불안 없이 서비스 전문 인력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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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은 인재경영의 출발점이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라고 강조한다. 청년들이 인기 프로그램 ‘수요미식회’를 패러디한 CJ그룹의 채용설명회 ‘직무미식회’ 현장을 방문해 내부로 입장하고 있다.CJ그룹은 인재경영의 출발점이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라고 강조한다. 청년들이 인기 프로그램 ‘수요미식회’를 패러디한 CJ그룹의 채용설명회 ‘직무미식회’ 현장을 방문해 내부로 입장하고 있다.


▶ 직원을 위한 복지제도 · 업무환경 조성
최근 CJ그룹 계열사 가운데 ‘꿈의 직장’으로 불리는 곳이 하나 있다. 놀랍게도 그 곳은 이직률과 업무 강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물류 계열사 CJ대한통운이다.

CJ대한통운의 이직률은 택배업계 최저 수준인 1%다. 업계 평균 이직률이 4%대에 달하는 것을 고려하면 매우 의미 있는 수치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결과가 나온 이유는 무엇일까? CJ 관계자는 “높은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택배기사들의 복지향상과 근무환경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며 “택배업계 최초로 도입한 택배기사 · 대리점장 · 대리점 직원 대상 ‘경조사 지원제도’를 비롯해 순회 건강검진 서비스, 자녀 학자금 지원 등 적극적인 지원 노력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CJ그룹은 모든 계열사가 ‘직원들이 일하고 싶어 하는 환경’을 조성하고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CJ그룹은 업무환경 조성 과정에서 직원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있다. 이는 직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활발한 임직원 간 소통을 통해 업무 환경 뿐 아니라 조직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CJ그룹의 대표 계열사 CJ제일제당의 경우 각 지역 및 사업장 단위 별 노사협의회인 ‘열린협의회’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열린협의회는 기존 기업 내부에 조직된 ‘노사협의회’와 유사한 기능을 갖고 있다. 다만 CJ제일제당은 임직원과 사측을 구분 짓는 노사협의회와는 달리, 노사 간 열린 커뮤니케이션, 열린 경영을 추구한다는 의미로 ‘열린협의회’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열린협의회는 분기별로 정기회의를 개최하고, 안건이 발생할 때마다 수시로 임시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열린협의회에서 논의되는 안건은 크게 구성원 복리증진 및 근로조건 향상, 구성원 사기진작으로 나누어진다. 최근에는 구성원의 자기계발 및 학습조직 문화 강화, 모성보호 활동 확대, 사업장 안전보건 관리 강화 등의 안건이 주로 올라오고 있다. 세부 내용은 각각 다르지만 큰 틀에선 ‘직원들을 위한 업무환경 조성’이라는 목적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CJ그룹의 노력은 특히 구직활동을 하고 있는 상경계열 학생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선 듯하다. 이번 ‘가장 매력적인 직장’ 조사 결과, CJ그룹은 상경 계열 학생들이 뽑은 이상적인 직장 톱50 순위에서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상경 계열 학생들이 성별을 불문하고 직장선택 선호요소 10가지 가운데 ‘호의적인 근무 환경’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선택한 것이 주효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CJ그룹은 직원들이 일하고 싶은 환경 조성을 위해선 우선 ‘유연한 조직문화’가 밑바탕이 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미 CJ그룹은 국내 대기업으론 최초로 지난 2000년부터 ‘님’ 호칭 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5만 여 CJ 임직원들은 직장 내에서 부장, 과장, 대리 같은 직급 호칭을 버리고 상 · 하급자를 부를 때 이름에 ‘님’ 자를 붙이고 있다. CJ 관계자는 “CJ에 갓 입사한 신입사원들도 ‘님’ 호칭이 자아내는 자유로운 의사소통 분위기와 유연한 조직문화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며 사내 분위기를 귀띔하기도 했다.

CJ그룹 관계자는 “외환위기 이후 치열한 경쟁구도 속에서 생존력을 높일 수 있었던 비결은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사내 분위기를 조성한 것이었다”며 “식품 기업이었던 CJ가 유통 · 미디어 · 엔터테인먼트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할 수 있었던 것도 새로운 호칭 제도 도입 등을 통해 유연한 조직문화를 뿌리 내린 덕분”이라고 말했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김병주 기자 bjh1127@hmgp.co.kr

김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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