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에너지 신산업 전쟁]"더 작고 안전하고 오래가게" 기업들 차세대배터리 열공중

삼성·LG·구글·IBM 등 리튬폴리머 등 개발 경쟁

가격 치솟는 리튬 대신할 나트륨 소재 연구도 한창



도요타 하이브리드차 프리우스의 초기 모델은 니켈메탈하이브리드 배터리를 탑재했다. 하지만 최신 모델은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한다. 작고 가벼우면서도 더 많은 전기에너지를 품을 수 있도록 배터리가 진화하면서 시장의 대세도 계속 변화하는 것이다.

각국 정부와 전 세계 기업들은 에너지 신산업 주도권의 향배를 가를 핵심 변수인 배터리 기술개발에 혈안이 돼 있다. 현재 배터리 시장은 충전 가능한 2차전지(rechargeable battery)가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이 중 40~50% 정도를 리튬이온 배터리가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리튬이온 배터리도 폭발 가능성이 있고 주원료인 리튬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차세대 배터리에 대한 갈망이 크다.

삼성그룹은 안전성을 강화한 전고체 배터리(리튬폴리머) 기술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전자 산하 삼성종합기술원(SAIT)은 지난해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등과 손잡고 반(半)영구적으로 충전을 반복할 수 있는 전고체 배터리를 공개해 관심을 모았다. 삼성SDI도 지난 2013년 전고체 배터리를 공개한 후 상용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 전해질을 이용해 폭발 위험을 크게 낮춘 제품이다. 아직까지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에너지 효율을 따라잡지 못한 상태다. LG화학을 포함해 SK이노베이션·코캄 등도 전고체 배터리 연구개발(R&D)에 몰두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구글·애플이 속속 전고체 배터리 관련 인력을 늘리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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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는 리튬이온보다 에너지 효율이 높은 리튬황·리튬에어 배터리 R&D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IBM도 리튬에어 배터리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데 이 회사 연구진의 목표는 1회 충전으로 800㎞를 주행할 수 있는 전기차용 배터리를 만드는 것이다. 배터리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직 리튬이온 배터리를 대신할 차세대 표준은 눈에 띄지 않는다”며 “국내외 기업들은 리튬폴리머·리튬황·리튬에어 배터리를 모두 연구하며 상용화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튬을 대체할 새 배터리 원료개발도 활기를 띠고 있다. 리튬은 배터리 수요 때문에 최근 가격이 급격히 뛰었다. 시장조사기관인 아시안메탈은 지난해 ㎏당 9달러였던 정제된 리튬(탄산리튬) 가격이 올해 5월 26달러까지 올랐다고 집계했다. 매장량은 충분하지만 일부 국가에 집중돼 있는 점도 리튬이 안고 있는 문제다. 미국지질조사소(USGS)는 세계 리튬 가운데 절반이 칠레에 있고 중국·아르헨티나·호주 순으로 매장량이 많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학계는 바닷물에서 거의 무한정 얻을 수 있는 나트륨(Na) 원소를 이용한 나트륨이온 배터리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정윤석 울산과학기술대(UNIST) 교수가 이끈 연구진은 지난달 고성능 나트륨이온 배터리 소재를 개발해 권위 있는 응용화학 학술지인 ‘앙게반테케미’에 실리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아직 실용화 여부를 가리기 어렵다”면서 “기업들의 초점은 리튬계 배터리의 안전성·효율을 높이고 충전시간을 단축하는 데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3년 국내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전시회에서 삼성SDI 모델들이 차세대 배터리로 평가받는 전고체 배터리(리튬폴리머)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SDI지난 2013년 국내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전시회에서 삼성SDI 모델들이 차세대 배터리로 평가받는 전고체 배터리(리튬폴리머)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SDI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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