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리우에서 본 아름다운 재기

임채운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요즘 밤잠을 설치게 하는 리우올림픽에서 눈길을 끄는 외국선수가 있다. 프랑스 기계체조 선수인 사미르 아잇사이드는 이번 리우올림픽 도마 경기 중 착지를 하다 다리가 골절되는 사고로 보는 이들의 가슴을 철렁하게 만들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도 그 선수는 경기 도중 다리를 다쳐 경기를 치를 수 없는 아픔을 이미 경험한 선수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누구도 그가 실패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일생에 한 번 출전도 어려운 올림픽을 두 번이나 출전한 선수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오는 2020년 도쿄올림픽에 다시 도전하기를 응원하고 있다.

스포츠 분야에서 주위의 응원과 도움으로 한 번 실패한 선수들이 재기에 성공한 사례가 종종 들린다. 그러나 기업을 운영하는 경영자들에게 재도전은 멀게만 느껴지는 말이다. 사업을 운영하다 내외부의 사정으로 폐업하게 되면 신용불량, 거래처 불신 등으로 재기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창업해 사업의 길을 가본 기업인의 기술·경험을 사장시키는 것은 사회적인 낭비이다. 이들의 성공과 실패의 경험이 폐기 처분되지 않고 다시 활용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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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재기의 길을 열어주는 것은 실패한 자를 돕는 것 이상의 효과를 발휘한다. 성실하게 실패하면 재도전의 기회를 준다는 시그널은 혁신적 창업에 과감히 도전하게 만들어 창업생태계를 활성화할 수 있다. 즉 재도전 지원은 실패가 두려워서 창업을 주저하는 사람들을 창업의 모험에 도전하게 유인하는 매우 정교한 창업 장려책인 것이다.

2년 반 전에 화장품 제조업을 새로 시작한 K대표 이야기다. 그는 2000년대 초까지 이마트 등에 여성의류를 납품하면서 잘나가는 중소기업 대표였다. 그러나 중국 생산공장 관리 부족과 명품 의류의 인기에 사업이 어려워져 문을 닫게 된다. K대표는 의류점포를 넘기며 인연을 맺은 화장품회사에서 10년 넘게 근무하며 재기를 기다렸다.

이후 화장품사업으로 재창업하고 과거 실패를 안겼던 중국을 철저히 분석해 화장품 매출의 90% 이상을 중국 시장에서 올리고 있다. 자체 브랜드로 중국의 대형 유통망에 진출해 전년도 매출 20억원에서 올해 100억원이 예상되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처럼 재기에 성공한 대표들의 이야기는 큰 부상과 병마를 딛고 일어선 스포츠 선수들의 이야기만큼 큰 감동을 준다.

실리콘밸리의 경영자들은 창업 후 성공하기까지 평균 2.8회 실패한다는 통계가 있다. 우리나라도 이처럼 당연한 사업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완화시켜 줄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과 재도전의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 이를 통해 K대표와 같은 아름다운 재기 사례를 많이 만들어내야 한다. 그들의 아름다운 재기가 결국은 수많은 창업가들을 재도전하게 만드는 마중물이 되기 때문이다.

임채운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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