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서울경제TV] 신성장동력 찾아나선 유통업계, DNA 바꾼다



[기자]

지난 8일 정용진 신세계 그룹 부회장의 인스타그램에는 개장을 앞두고 있는 스타필드 하남을 소개하는 장문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그중 첫 구절인데요.

“단순히 필요한 것을 사기 위해 집 밖을 나서는 시대는 지난 것 같습니다. 지금 시대의 쇼핑은 새로운 것을 즐기는 라이프 스타일의 한 형태가 되었습니다.”

유통의 미래를 바라보는 정용진 부회장의 시각이 정확하게 드러납니다.

쇼핑의 개념이 변하고 있습니다.

필요한 것이 있으면 집 바로 앞에 있는 편의점에 들려 하나둘 구입하고 집에 앉아서 온라인, 모바일을 통해 물품을 구입하죠.

이렇게 쇼핑의 형태가 변화하고 있는 것은 수치로도 잘 나타납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백화점 판매액은 전년 대비 -0.4% 역 신장했고, 대형마트는 2.4% 답보 상태를 보였습니다.

반면 온라인 쇼핑은 19.1%, 편의점은 29.6%나 성장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기존 백화점과 대형마트로 대표되는 유통시장은 거센 지각변동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요.

국제규격 실외구장 2개와 작은규모 실내구장 2개를 갖춘 풋살전문구장, 400명이 한번에 들어갈수 있는 풀장과 슬라이드 등 물놀이 시설을 갖춘 워터파크, 드론 체험존과 RC카를 직접 시운전해볼 수 있는 전용 써킷.

놀이동산에나 가야 있을법한 이런 시설들은 홈플러스 서수원점과 용산 아이파크몰, 그리고 판교의 이마트 일렉트로마트에 가면 볼 수 있습니다.

다음달 오픈을 앞두고 있는 신세계 하남 스타필드는 쇼핑 테마파크라는 이름을 내걸고 엔터테인먼트 요소에 큰 신경을 썼습니다. 수영장, 실내 워터파크등을 즐기는 아쿠아 필드를 피롯해 풋살, 농구 배구등 30여종 스포츠를 즐길수 있는 ‘스포츠 몬스터’가 갖춰질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죠.

유통업계가 단순히 상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문화와 체험 공간으로 탈바꿈해가고 있는 것입니다.


클릭 몇 번이면 필요한 상품이 집 앞에 도착하는 시대에 사람들을 모으기 위한 유통업계의 자구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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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에서 또 한가지 큰 흐름은 바로 브랜드 내재화, PB상품 출시입니다.

대형마트는 식품과 주류, 의류업계에까지 도전에 나섰고, 백화점은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브랜드를 직접 인수하고 판매하는 전략을 선보이면서 신사업 광폭 행보가 잇따르고 있는데요.

먼저 식품업계에서 유통업체들은 이미 제품라인업을 구축하며 자리를 잡아가는 모양새입니다.

이마트의 식품 브랜드 ‘피코크’. 이마트 본사 9층에 있는 피코크 비밀연구소에서 자체 개발해 신상품을 내놓고 있는데 그 성장세가 눈부십니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피코크 매출은 66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480억원 대비 37.5% 증가했습니다.

또 롯데마트의 PB 제품 ‘통큰 감자칩’은 오리온, 농심 등 스낵 전문업체 감자칩을 제치고 현재 전체 생감자칩 상품군에서 1위(매출 비중 40%)를 달리고 있습니다.

유통업계는 이제 식품을 넘어 화장품과 의류 사업에까지 뛰어들고 있는데요.

롯데백화점은 지난 6월 자체 화장품 브랜드 엘앤코스를 내놨습니다. 화장품 전문 제조사인 한국콜마와 공동연구개발에 까지 뛰어들어 유통업계 최초의 자체 브랜드 화장품을 내놓은 것입니다.

신세계도 화장품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신세계 그룹 이마트는 화장품 자체브랜드 센텐스를 론칭했습니다.

화장품 ODM업체 한국콜마, 코스맥스와 2년여간의 공동 작업으로 기초 화장품과 헤어·보디 제품 등 54종을 출시했습니다.

롯데와 신세계는 패션분야에도 진출해 합리적인 가격의 의류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마트는 ‘데이즈(DAIZ)’, 롯데마트는 ‘베이직 아이콘’과 ‘테(TE)’를 통해 PB브랜드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이런 PB상품은 제품 기획과 제조 단계부터 유통과 판매, 마케팅까지 모든 과정에 유통업체가 직접 참여하기 때문에 브랜드 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최소화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 PB상품은 유통 비용을 줄인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판매하는 마케팅 전략에서 시작됐으나, 최근에는 구조적인 성장 한계에 대한 유통업체들의 ‘생존을 위한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유통의 DNA가 변화하고 있습니다.

모바일쇼핑의 도전에 맞서 신성장동력을 찾아 나서는 유통업계의 응전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서울경제TV 이보경입니다.

이보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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