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2001년 외교무대 데뷔...손꼽히는 서유럽 전문가

태영호는 누구

17일 정부가 가족과 함께 국내 입국 사실을 확인한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태영호(55) 공사는 북한 외무성 내에서 손꼽히는 서유럽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현재 북한대사관 내 서열로는 공관 내에서 현학봉 대사 바로 다음의 고위직이다. 외신에 따르면 태 공사는 영국대사관에서 북한의 이미지를 홍보하는 업무를 맡고 있었다. 태 공사는 영국 공산당 모임과 같은 런던에서 열리는 극좌단체 행사에 정기적으로 참석해 김정은 통치의 정당성을 옹호하는 주장을 담은 연설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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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 공사는 2001년 6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북한과 유럽연합(EU)의 인권대화 때 대표단 단장으로 나서면서 외교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당시 마흔 살이던 그의 북한 내 직책은 서구라파국(외무성 8국)에서 EU를 담당하는 과장 겸 구주국장 대리였다.

탈북 외교관들의 말을 종합하면 태 공사는 성분이 탁월한 가문에서 태어난 덕분에 고등중학교 재학 중 중국으로 건너가 영어와 중국어를 배웠다. 당시 그와 학업에 함께한 이들이 오진우(1995년 2월 사망) 전 인민무력부장, 허담(1991년 5월 사망) 전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 등 고위간부들의 자녀들이었다. 태 공사는 중국에서 돌아온 뒤 5년제 평양 국제관계대학을 졸업하고 외무성 8국에 배치됐다. 그는 곧바로 김정일 총비서의 전담통역 후보인 덴마크어 1호 양성통역으로 선발돼 덴마크 유학길에 올랐다. 태 공사는 1993년부터 주덴마크 대사관 서기관으로 활동하다가 1990년대 말 덴마크 주재 북한대사관이 철수하면서 스웨덴으로 자리를 옮겼다. 스웨덴 생활은 길지 않았고 태 공사는 곧 귀국해 EU 담당 과장을 거쳐 10년 정도 전에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으로 파견된 것으로 전해진다.

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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