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김종필(JP) 전 국무총리를 예방한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반기문 유엔총장의 ‘ㅂ’자도 안나왔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이날 JP 예방 직후 취재진이 ‘반 총장 이야기가 나왔냐’는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박 위원장이 JP를 예방한 것을 두고 ‘호남을 중심으로 반기문 총장을 중심으로 한 충청권과의 연정론’을 타진하기 위한 차원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표면적으로는 선을 그은 것이다.
대신 박 위원장은 ‘JP가 안철수 전 대표와 냉면회동을 제안했다’는 내용을 공개했다. 박 위원장은 “JP가 냉면을 한 그릇 하자고 제안했고, 제가 ‘안철수 전 대표를 모시고 가겠다’고 하면서 성사됐다”고 말했다.
배석자들에 따르면 JP는 “내가 먹어 본 냉면 중에서는 명월관이 제일 잘한다. 내일(20일) 냉면을 먹자”고 제안했다. 그러자 박 위원장은 광주 일정때문에 어렵다고 하자 JP는 “(서울에) 오면 하자”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금요일 지역구로 내려가 다음주 월요일 귀경하는 이른바 ‘금귀월래’ 때문에 주말 냉면회동을 정중히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JP는 “안철수 대표를 같이 데리고 와서 하자”고 제안했고, 박 위원장은 “제가 안철수 대표랑 같이 한번 모시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JP는 떠나는 박 위원장에게 식탁위에 있던 땅콩을 더 먹으라고 권하자 박 위원장은 “네, 가지고 가겠습니다” 라며 땅콩을 한움큼 지고 나왔다.
배석자들에 따르면 JP는 이날 안 전 대표에게 ‘국민을 확실하게 설득하지 못하면 국민은 이해하지 못한다. DJ(김대중 전 대통령)는 대통령이 돼서 할 일을 선거 전에 국민에게 확실하게 설득했고 청사진을 제시했다’고 조언했다고 한다. 이에 박 위원장은 “안 전 대표도 지금 좀 미숙한 것이 있더라도 더 노력하게 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JP가 ‘국민의당 내에 가장 유력한 대권후보가 누구냐’고 물어보자 박 위원장은 안 전 대표를 꼽은 뒤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고문과 정운찬 전 국무총리 등으로 외연을 확대해 내년 대선 과정에서 문턱을 내리고 경선을 강하게 하려고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위원장은 지난 1997년 대선과정에서 김대중-김종필(DJP) 연합을 회상하며 김 전 총리와의 대화를 이어 나갔지만 JP는 아무런 말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