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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일본 ‘베스트셀러의 신’ 겐조 도루 "TV,인터넷 잊을 만큼 재밌는 책 만들라"

겐조 도루./사진제공=위즈덤하우스겐조 도루./사진제공=위즈덤하우스




“텔레비전이나 인터넷보다 빠질 수 있는, 시간을 잊어버릴 수 있을 만큼 재미있는 책을 만드는 길밖에는 없다.”


일본 굴지의 출판미디어그룹 겐토샤의 대표이자 ‘전설이 파는 법’의 저자인 겐조 도루는 21일 서울경제신문과 가진 이메일 인터뷰에서 “현재 일본 출판계 매출은 20년 전의 절반밖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다들 타개책을 찾기 위해 고생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특효약이나 대책은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해결책이긴 하다. 하지만 그의 인생 궤적은 그의 이 말에 힘을 실어준다. 예리한 기획력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노력으로 겐조 도루는 신입 1년차 때부터 회사를 대표하는 베스트셀러를 만들어냈고, 일본 최대 출판그룹 가도카와 재직 당시에는 연간 매출 10위 아이템의 70%를 담당했다.


400만 부를 돌파하는 초 밀리언셀러 기획을 연속적으로 성공시키면서 ‘베스트셀러의 신’, ‘판매의 귀신’, ‘혼의 전사’와도 같은 강렬한 수식을 얻게 됐다. 1993년 겐토샤를 설립한 이후에는 21년 동안 21권이나 되는 밀리언셀러를 세상에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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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계에서 성공한 그의 인생론은 ‘전설이 파는 법’을 통해 고스란히 드러난다. ‘사람을 배신하지 마라’, ‘의리·인정·보은은 절대 사수하라’며 인간에 대한 애착도 보여주지만, ‘돈이 전부다’, ‘팔리지 않는 것에 가치는 없다’, ‘휴가 따위는 생각지도 마라’ 등 가혹하리만큼 냉정한 조언을 던진다.

팔리는 책들만 만들 경우 출판계 생태계가 단순화될 우려가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많이 팔리는 것이 전부이고, 결과가 전부다. 그런 생각은 억지스럽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수십년간 출판 일을 하며 성공 가도를 달려온 그가 보는 출판의 미래는 그리 밝지 않았다. 출판 시장 자체를 키우기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일본도 마찬가지지만, 출판을 핵심사업으로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다른 사업으로 수익을 확보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출판업의 생존 여부에 대해 겐조 도루는 “출판업계가 좁아지는 것을 막을 길은 없다”며 “인터넷과 공존을 도모하면서, 종이 책만의 매력이 있는 콘텐츠를 어떻게 발굴할 것인가가 (생존의)관건“이라고 진단했다.

박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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