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트럼프 방향전환 진짜인가…"일부 불법이민자 합법화 고려"

자신이 해 온 막말에 대해 “후회한다”고 말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가 일부 불법 이민자들을 합법 체류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내 불법 이민자들을 모두 추방하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대폭 수정한 것이다.

스페인어 방송 유니비전은 전날 열린 트럼프와 히스패닉 대표단과의 면담에 참석했던 사람들을 인용해 트럼프 캠프가 “시민권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절한 조건을 갖춘) 불법 이민자가 추방으로 인한 공포 없이 미국에 머물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니비전은 특히 트럼프가 이르면 다음 주 안에 이런 방안을 유세장에서 직접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트럼프 대선 캠프 내에서도 정책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켈리엔 콘웨이 트럼프 선거운동본부장도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불법 이민자 강제추방 정책을 계속 추진하겠냐는 질문에 “앞으로 판단할 일”이라고 답했다.


정치분석가들은 트럼프 후보가 실제로 불법 이민자들을 구제하는 안을 발표한다면 정책 전환의 시작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후보는 약 1,100만 명에 이르는 불법 이민자들을 모두 추방하겠다고 공언한 것은 물론,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을 쌓겠다고까지 주장해 왔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지난 18일 트럼프는 지금까지 자신이 해 온 막말에 대해 “후회한다”고 말하며 자신의 말에 대한 논란을 동력으로 삼았던 지금까지의 선거운동 방향을 바꿀 것인지에 대한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트럼프는 노스캐롤라이나 샬럿에서 유세하던 도중 “열띤 토론 중에 그리고 여러 이슈에 대해 얘기하다가 때로는 올바른 단어를 고르지 않거나 잘못된 말들을 할 때가 있다”며 “나도 그랬다”고 말했고, 특히 “개인적인 아픔을 유발한” 발언들에 대해 후회한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트럼프 후보의 태도 변화는 최근 지지율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에게 크게 밀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주요 경합주 지지율에서도 차이가 뚜렷했다. 미국 CBS뉴스는 경합주 중 한 곳인 오하이오 주에서 최근 실시한 설문 결과 클린턴의 지지율이 46%로 트럼프보다 6%포인트 앞섰으며, 다른 경합 지역인 아이오와 주에서는 클린턴과 트럼프가 40%로 동률을 기록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변재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