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터키 결혼식장 폭탄테러...어린이까지 동원하는 IS

터키 폭탄테러 12~14세 IS '청소년 대원' 소행 추정

<그래픽> 터키 남부 결혼식장서 폭탄테러  터키 남동부 가지안테프의 한 결혼 축하 파티 현장에서 20일(현지시간) 자살폭탄 테러로 추정되는 폭발이 일어나 12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연합뉴스<그래픽> 터키 남부 결혼식장서 폭탄테러 터키 남동부 가지안테프의 한 결혼 축하 파티 현장에서 20일(현지시간) 자살폭탄 테러로 추정되는 폭발이 일어나 12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터키의 결혼식장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IS)의 배후로 추정되는 자살폭탄 테러로 50여명이 사망한 사건이 12~14세 청소년에 의해 자행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세계가 충격에 휩싸였다. IS는 전략적인 방법을 통해 어린이나 청소년을 동원해 잔혹행위를 일삼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IS의 목표는 판단력이 부족한 어린이를 대상으로 세뇌교육과 잔혹한 군사 훈련을 시켜 성인이 되어 전향한 조직원보다 더 강력한 지하디스트 전사로 길러내는 것이다.


IS는 2014년 말 ‘칼리프의 아이들’이라는 소년병 부대를 운영한다며 이들의 동영상을 연일 유포했으며, 이듬해에는 어린이 조직원이 러시아 스파이와 10대 인질을 처형하고 시리아 정부군 군인을 집단 처형하는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올해 3월 바그다드 외곽 마을 축구장에서 벌어진 자폭 테러로 29명이 사망, 60명이 부상했을 때도 자폭범은 IS에 세뇌된 10대로 추정됐다.

유엔 이라크지원단(UNAMI) 집계를 보면 IS가 2014년 8월~2015년 6월까지 조직원 확보를 위해 납치·유괴한 9∼15세 어린이는 800∼900명에 육박한다. 이달에는 이라크 북부 소수 민족인 야지디족 어린이 1,400명을 납치해 훈련시키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는 어린이 훈련과 동원의 뚜렷한 전략적 목적 아래 이뤄진다는 것이다.

영국의 테러대응 싱크탱크 퀼리엄은 올해 3월 보고서를 통해 IS가 어린이들이 폭력에 둔감해지도록 세뇌 교육을 시킨다고 밝혔다. 보고서에는 IS가 어린이·청소년들에게 인질 참수 영상이나 실체 처형 장면을 보여주고 참수한 머리를 들어 올리게 하거나 심지어 잘린 머리로 축구 경기를 강요한다는 믿기 힘든 내용이 담겨 있었다.


최근에는 전 세계로 세력 확산을 시도하고 있는 IS가 동남아의 어린이들을 포섭하려 한다는 소식이 보도되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달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IS가 지난 5월 배포한 16분짜리 선전 동영상에는 부모를 따라 시리아와 이라크에 간 8∼12살 동남아 어린이들이 AK 소총을 조립하고 격투기 훈련을 받는 모습이 담겼다. IS는 이들이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 열도를 대표하는 ‘칼리프 왕자들’이라고 치켜세웠고, 어린이들은 여권을 불태우며 IS에 충성을 맹세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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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앞서 지난해 3월에는 말레이·인도네시아어로 된 선전 동영상을 통해 동남아 어린이들이 군사 훈련을 받는 모습을 공개했고, 올해 4월에는 본격적으로 모병을 위한 뮤직비디오를 배포했다. 이어 6월에는 동남아 무슬림들에게 어른은 물론 어린이도 IS에 충성을 맹세한 필리핀 무장단체 아부사야프에 가담해 활동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현재 시리아와 이라크의 IS 훈련 캠프에는 최소 8명의 동남아 어린이가 포함돼 있으며, 한 훈련소에서는 말레이·인도네시아어로 교육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린 대원을 자살 폭탄 테러에 동원하는 것은 IS만이 아니다. 보코하람, 탈레반 등 다른 극단주의 단체들도 어린이들을 자살 폭탄 테러로 내몰고 있다. 그 역사는 IS의 모태인 알카에다로부터 시작됐다. 2006년 9·11 테러 당시 숨진 알카에다 이라크 지부의 수괴인 아부 무사브 알자르카위도 이라크를 점령한 미군과 싸우면서 자살 폭탄 공격에 10대를 이용하곤 했다.

유엔 아동기구 유니세프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어린이가 테러에 악용될 우려를 내비쳤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이라크에서 수천 명의 어린이가 유괴됐으며, 여자 아이들은 성노예의 위험에 노출됐고 남자 아이들은 전투나 자살폭탄 테러에 동원됐다.유니세프는 폭탄테러에 관련된 어린이의 75%는 여자 어린이였으며 이들 중 많은 경우는 납치된 것으로 보인다며 “자살 폭탄 테러에 이용된 어린이는 가해자가 아니라 희생자”라고 강조했다.

IS의 사정에 정통한 시민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 역시 지난해 7월 당시까지 IS가 북동부 지역에서 쿠르드족 반군과 전투를 벌이며 18명의 어린이를 자폭테러에 동원했다고 지적했다.

/정승희인턴기자 jsh0408@sedaily.com

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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