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6년전 규모로 돌아간 세계무역…수출전략 바꿔야

세계 교역량이 쪼그라들면서 급기야 6년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는 세계무역기구(WTO)의 분석이 나왔다. WTO에 따르면 상반기 세계 무역액은 14조4,250억달러로 2년 연속 뒷걸음질치면서 2010년 상반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더욱 심각한 것은 한국이 세계 교역량 축소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은 수출 감소폭이 9.9%에 달해 프랑스에 6위 자리마저 빼앗기고 홍콩에도 위협받는 처지에 내몰리게 됐다. 여기에는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 경제가 흔들리고 원화 실질가치 상승률이 주요 27개국 가운데 1위에 오른 영향도 컸을 것이다. 하지만 주요 경쟁국인 독일과 이탈리아는 수출이 오히려 증가했고 프랑스도 0.8% 감소에 머물렀다고 한다. 노동개혁에 힘입어 수출 경쟁력을 회복한 유럽과 노조 파업까지 겹쳐 8월 수출도 마이너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국의 명암이 엇갈리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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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교역량 감소는 앞으로 중장기적 추세로 굳어질 공산이 크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 보호무역 추세가 심화하고 있는데다 신흥국도 원자재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예전 구매력이 단기간에 회복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각자도생의 시대를 맞아 자국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무역장벽이 등장해 자유무역 기조를 위협할 수도 있다. 한국이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무역 1조달러를 회복하기 힘들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상황이 이렇다면 우리의 자세와 수출전략도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한다. 지금처럼 땜질식 처방만 내놓고 교역조건이 호전되기를 기다리는 안이한 자세에서 벗어나 경쟁력을 키우고 달라지는 세계 교역구조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 해외 수요가 늘어나는 자본재와 소비재 수출을 획기적으로 늘리고 수십 년째 바뀌지 않는 주력 수출품목을 완전히 재편하는 작업도 서둘러야 할 것이다. 아울러 중국에만 매달리고 있는 수출시장을 중남미와 동남아 시장으로 확대하고 지역공동체를 추진하는 아프리카와도 무역협정을 맺는 등 시장 다변화에 적극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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