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기업 총수를 상대로 경제민주화의 오해를 풀겠다며 강연에 나섰다. 김 대표는 “여러분들이 아무리 부인을 해도 우리가 압축 성장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 경제사회 구조가 왜곡됐다는 사실을 누구도 부정하지 못한다”며 경제민주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김 대표는 이날 대한상공회의에서 열린 조찬 강연에서 “우리나라에 부를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어떤 사고를 하는가. ‘나는 예외적인 대접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그 사람들의 사고”라며 다소 공격적인 어법으로 강연을 이어갔다.
김 대표는 1987년 헌법개정 당시 경제민주화 조항을 삽인 한 것을 언급하며 “대통령도 빼라고 했지만, 경제민주화 조항 없이는 절대로 안 되겠다고 생각해서 집어넣었다”며 경제민주화 전도사로 살아온 자신의 삶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자본주의의 위기기 때문에 포용적 성장이라는 말이 미국에서부터 튀어나왔다”며 “포용적 성장이 가장 역점을 두는 것은 경제세력의 지나친 이기주의적인 발전상을 어떻게 하면 제어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시장에 대한 것이 하늘에서 떨어진 자연 부산물이 아니다”며 “시장은 제대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주지 않으면 시장이 제대로 작동을 못한다”고 경제민주화의 제도화 필요성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표는 강연 중간 재계가 우려하고 있는 경제민주화에 대한 오해를 풀기 위한 설명을 곁들였다. 그는 “우리나라도 노동개혁 하지 않으면 경제희망이 없다는 말에 일정 저도 동의한다”고 말했다. 또 “경제민주화는 재벌개혁이다, 재벌해체다라는 말이 있지만 천만의 말씀”이라며 “포용적 성장할 수 있는 틀을 만들어줘야 실의에 빠진 사람들이 활력을 가지고 경제 활성화 할 수 있는 전제가 된다. 경제인을 옥죄고 이런 뜻에서 경제민주화 하려는 생각을 해 본 적 없다”고 경제민주화에 대한 오해를 풀어달라고 당부했다. 단 “한국에는 독일의 노동개혁과 다르게 사회적 합의를 이끌만한 장치가 돼 있지 않다”는 등 정치 전반의 풍토에 대해 지적했다.
김 대표는 경제민주화를 위해 정치지도자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그는 “경제민주화를 제대로 해서 경제효율을 발휘하고 안정을 유지하려면 지도자의 확고한 신념이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최소한의 탐욕과 생존 본능에 부딪히는 상황을 피하고 공동체를 이끌어 가는 것이 정부와 지도자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