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일본 애니메이션 ‘시간을 달리는 소녀’가 시각·청각장애인들도 즐길 수 있도록 한 배리어프리버전으로 제작됐다고 23일 사단법인 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가 밝혔다. 연출에는 전계수 감독이, 화면 해설 녹음은 가수 겸 배우 배수지가 재능 기부 방식으로 참여했다. 두 사람은 “의미 있는 작업에 함께할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배리어프리영화는 시각장애인을 위해 화면해설을, 청각장애인을 위해 한글자막을 넣어 장애와 상관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영화를 말한다. 지금까지 ‘변호인’, ‘군도 : 민란의 시대’, ‘7번방의 선물’ 등의 한국영화 흥행작은 물론 ‘미라클 벨리에’, ‘콰르텟’ 등의 다양한 외화들이 배리어프리영화로 제작됐다. 배리어프리영화를 제작·상영하고 있는 (사)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는 창작자인 감독이 직접 제작에 참여하고 전문 배우·성우의 음성해설로 본 영화가 지닌 풍부한 감정표현과 주제를 장애인 관객들도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걸 목표로 한다.
한편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어느 날 갑자기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 마코토가 겪는 성장 드라마를 담고 있다. 국내에서도 여러 차례 개봉하며 많은 관객을 모았다. 이번 배리어프리버전에 참여한 전계수 감독은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불가능에 탐닉했던 우리 모두의 10대, 그 어떤 한 시절에 바치는 영화이다. 이 영화와 함께 그 시절 벅찬 절망으로 몸살을 앓았던 그 순간을 다시 한 번 떠올려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대모터클럽 후원으로 제작된 ‘시간을 달리는 소녀’ 배리어프리버전은 공동체상영 및 ‘제6회 서울배리어프리영화제’를 통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