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트라우마 "장성택 놈이 음흉하게..."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고모부 장성택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전혀 관계없는 곳을 시찰하다가도 갑자기 “장성택 놈이 음흉한 방법을 썼다”며 격분하거나 “어디에 가보아도 장성택과 당 행정부 것들이 뻗치지 않은 곳이 없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것. 장성택은 2013년 12월 반당ㆍ반혁명 종파행위 및 국가전복음모죄로 처형된 인물이다.

23일 연합뉴스가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김정은은 장성택이 관여한 시설의 명칭으로 많이 사용되는 ‘대동강’, ‘해당화’가 들어간 시설에 과도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 지난 6월에는 평양 용성구역에 있는 ‘해당화김치공장’을 시찰하던 중 돌연 불쾌해 하며 해당화가 들어간 시설 이름을 모두 ‘류경’으로 바꾸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해당화는 장성택이 주도해 세계 각국에 ‘해당화’라는 북한식당을 설립, 이를 통해 외화를 벌고 통치자금을 조달하는 사업의 명칭이었다. 장성택 숙청 당시 해당화 식당을 통해 장성택이 개인적으로 비밀 자금을 운용하다 김정은에게 적발됐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지난 4월에도 김정은은 갑자기 “평양민속공원을 폭파하라”고 지시를 내린 데 이어 5월에는 “현대판 종파분자들의 여독을 깨끗이 청산하는 정치적 문제”라며 각종 출판물에서 ‘평양민속공원’을 소개한 글과 사진을 삭제하고 회수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평양 민속공원은 평양 외곽 대성구역 내 고구려시대 유적인 안학궁터 주변 부지에 200만㎡(60만평) 규모로 조성된 공원으로, 장성택 주도로 2009년 9월 건설된 곳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작년 5월에는 김정은이 대동강 자라공장을 방문한 뒤 ‘영도업적을 말아 먹었다’며 공장 지배인과 당(黨) 위원장을 총살하기도 했다. 이 공장도 2009년 장성택이 건설한 곳이다. 이후 공장 이름을 ‘평양 자라공장’으로 바꾼 뒤 ‘마음이 가볍고 즐겁다’고 언급했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