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삼성전자 덜고 화장품·IT주 담는 외국인

급등한 삼성전자서 차익실현

네이버·아모레퍼시픽 등

실적비해 저평가된 종목 매수







국내 증시의 큰손인 외국인투자가들이 이달 들어 삼성전자(005930)를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덜어내는 대신 화장품·정보기술(IT)·방위산업 관련주들을 집중적으로 쓸어담고 있다.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단기간에 주가가 급등한 삼성전자를 팔아 차익실현에 나서는 반면 펀더멘털에 비해 최근 주가가 과도하게 떨어져 가격 메리트가 돋보이는 종목을 순매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2일부터 이날까지 삼성전자를 6,000억원 이상 팔아치웠다. 지난달만 해도 삼성전자를 7,500억원어치 사들이며 지수를 끌어올렸던 것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외국인이 삼성전자의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1일 51.25%에 달했던 삼성전자의 외국인 보유비중은 22일 기준 51.01%까지 낮아졌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이달 1일을 정점으로 삼성전자 보유 비중을 계속 줄여가고 있다”며 “갤럭시노트7의 판매호조 기대감이 주가를 자극하고 있지만 외국인 입장에서는 환율과 불확실한 글로벌 경기상황이 변수”라고 지적했다.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덜어낸 빈자리에 인터넷·IT 기업과 화장품·방산 관련주들은 꾸준히 담고 있다. 외국인이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도하기 시작한 2일부터 23일까지 코스피 순매수 상위종목을 살펴보면 네이버(2,400억원)와 SK하이닉스(000660)(1,791억원), 삼성SDI(006400)(1,258억원), LG디스플레이(034220)(795억원) 등 인터넷·IT 업종에 매수 타깃이 집중돼 있다. 아울러 아모레퍼시픽(090430)(1,739억원)과 LG생활건강(051900)(1,056억원)으로 대표되는 화장품과 한국항공우주(047810)(807억원)와 한화테크윈(784억원) 등 방산 관련주들도 같은 기간 외국인의 구매욕을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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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외국인의 입맛이 바뀐 것은 연일 사상 최고가를 돌파한 삼성전자의 주가급등에 의한 차익실현 욕구 탓이다. 주당 160만원을 넘어선 삼성전자 주식을 차익실현하는 대신 탄탄한 실적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돼 있는 종목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이 단기간에 주가가 많이 오른 삼성전자를 파는 대신 실적은 안정적이지만 주가가 많이 떨어져 기업가치 대비 가격 메리트가 높아진 종목을 위주로 매수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화장품 업종의 경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발표 이후 중국의 보복 우려로 주가가 급락했지만 기업 펀더멘털이 훼손되지 않은 만큼 저점매수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고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사드 우려로 주가가 단기 급락했지만 수출 성장세가 지속되고 중국인 관광객 수도 크게 줄어들고 있지 않은 만큼 최근의 주가 조정을 적극적인 비중 확대의 기회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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