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대치동에선 지금…'니하오'보다 '올라'?

강남지역 초등생 중심 스페인어 열풍

제2외국어 블루오션 부상



서울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스페인어가 초등학생들의 떠오르는 제2 외국어로 자리를 잡고 있다.

일명 강남 엄마들의 스페인어 선호 현상과 맞물려 학원들도 스페인어 강좌를 속속 선보이면서 영어·중국어 등 대세 외국어에 더해 학생들의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EBS 온라인 강좌판매 급증

1년 만에 프랑스어·독일어 제쳐

대형 어학원서도 앞다퉈 개설




23일 교육 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스페인어가 제2 외국어 시장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EBS 온라인 외국어 학습 전문 업체인 EBS랑의 조사를 보면 스페인어 강좌 판매 비중이 급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BS랑에서 제공하는 제2외국어 강좌 판매 비중을 보면 2014년 8%에 그쳤던 스페인어 강좌 판매 비중은 지난해 29%까지 치솟았다. 스페인어는 1년 만에 기존 전통 강자였던 프랑스어와 독일어를 제치고 제2 외국어 중 가장 높은 판매 비중의 언어로 등극했다. 특히 프랑스어가 22%에서 20%로 줄고 기존에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던 독일어도 34%에서 29%로 감소하는 등 전반적인 제2 외국어 감소 추세에서 유일하게 21%의 고성장세를 보였다. 올 상반기에도 전체 제2 외국어 강좌 중 스페인어 강좌의 판매 비중이 26%에 달하는 등 여전히 높은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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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중소 전문학원과 과외 중심이었던 스페인어 시장에서 최근 수요 증가로 대형 어학원 등에서도 강좌를 개설하며 스페인어 시장에 뛰어들고 있어 당분간 스페인어 선두 체제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스페인어가 최근 주목 받는 이유로 전문가들은 포화 상태인 중국어·일어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얻기 쉽고 중국어에 이어 사용 인구가 두 번째로 많은 언어이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또 강남을 중심으로 미국 학교 진학을 준비하는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진학 대비용으로 스페인어를 선택하고 있는 점도 스페인어 인기에 힘을 보태고 있다. 현재 미국 학교 중 상당수가 제2 외국어로 스페인어를 선택하는 등 미국 내에서도 스페인어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강남에서 교육컨설팅 업체를 운영하는 B씨는 “중국어와 일본어의 경우 유학생들이 많고 국내에서도 높은 어학 점수를 보유한 학생들이 많아 최근 들어 가치가 많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유럽 경기 침체로 프랑스와 독일어의 인기도 시들한 가운데 흔하지 않은 가운데 유용성이 높은 스페인어가 제2 외국어 시장에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포화 중국어 비해 점수 얻기 쉽고

사용인구 두번째로 많아 급부상

학생 학업 부담은 더 커질듯



스페인어까지 더해지면서 학생들의 학업 부담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특히 자녀의 적성과 진로를 생각하지 않은 채 분위기에 휩쓸려 스페인어를 강요하는 부모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학원들도 어학 사교육을 조장하고 있어 또 다른 사교육 시장의 부작용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학원 업계 관계자는 “일부 초등학생을 중심으로 한 스페인어 교육 열풍에 학원들이 편승해 학부모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하며 사교육을 조장하고 있다”며 “사교육 시장이 조장한 유행에 학생들의 부담만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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