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정책

[서울경제TV] 가계부채 급증, 주택담보대출탓?

1분기 가계부채 증가분중 주택대출 비율 67%

집단대출, 3개월만에 5조2,000억원 증가

국교부·건설업계 “가계부채, 주담대탓 아냐”

“부동산시장·가계부채 동시 안정 방안 찾을 것”

[앵커]

가계 부채가 1,200조원을 넘어서면서 가계부채 증가 원인에 대한 논란도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19일 국토부·금융위원회·한국은행 등은 가계 부채 관리협의체 회의까지 개최해 해결책 논의에 나섰는데요. 가계부채 급증 원인을 놓고 “주택 담보 대출을 줄여야 한다”는 금융당국과 “가계부채 위기는 주택 담보 대출 때문만은 아니다”라는 국토교통부·건설 업계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 쉽사리 결론이 나지 않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오늘 투데이포커스에서는 금융당국이 왜 주택담보대출을 가계부채의 주요 원인으로 꼽는지, 건설업계의 반론은 무엇인지 보도국 김성훈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안녕하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가계부채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원인 파악이 시급해지고 그에 대한 논란도 커지는 것 같은데요, 우선 현재 가계부채가 얼마나 되는지부터 짚어주시죠.

[기자]

네, 가계부채는 지난해 말 사상 처음으로 1,200조원을 돌파했습니다. 문제는 빠른 증가세인데요. 지난 3월말에 1,223조7,000억원을 기록하며 약 3개월만에 20조원 넘게 불어났습니다. 지금 같은 속도라면 연말이 되기 전에 1,3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정부가 가계부채 급증세를 억제하기 위해 올 2월부터 여신심사 강화 등의 대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어 심각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경제가 성장하면서 부채가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과도하게 급증하는 가계 부채는 소비를 위축시켜 경제성장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합니다.

[앵커]

가계부채가 그야말로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군요. 그렇다면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급증의 원인으로 주택담보대출을 지목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자]

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급증을 주택담보대출 때문으로 보고 추가적인 억제책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지난 1분기 증가한 가계부채 20조6,000억원 중 주택담보대출이 차지하는 비율이 67%, 금액으로는 13조7,000억원에 달하기 때문입니다. 전체 가계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4%에 이릅니다.


금융당국은 특히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적용을 받지 않는 집단 대출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합니다. 집단 대출은 아파트를 분양할 때 건설사가 주택도시보증공사나 주택금융공사 등으로부터 보증서를 받아 은행 등에서 중도금을 빌린 뒤 계약자에게 연결하는 대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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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말 집단대출 규모는 115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5조2,000억원 늘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집단 대출은 소득과 관계없이 한꺼번에 대출이 이뤄져 위험성이 내재해 있다”고 설명합니다.

금융당국은 2018년 주택 공급 과잉이 현실화되면서 집단 대출이 부실화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투자용으로 집을 분양받은 소유자가 입주자를 구하지 못하면서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주택담보대출의 증가세가 상당해서 가계부채 급증의 주요 원인으로 꼽힐만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와 건설업계의 생각은 금융당국과 조금 다른 것 같은데요, 반론의 내용은 무엇인가요?

[기자]

네, 국토교통부와 건설업계는 가계 부채 위기는 주택 담보 대출 때문이 아니며, 무작정 추가 규제를 도입할 경우 큰 효과 없이 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대부분의 주택담보대출은 주택담보대출비율인 LTV와 총부채상환비율 DTI가 적용되는 우량 대출이며 연체율도 높지 않기 때문에 부실 위험이 낮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위험 진단 지표로 볼 수 있는 은행권 대출 연체율을 보면, 올 6월 기준 주택 담보 대출 연체율은 0.24%로 0.48%인 가계 신용 대출의 절반 수준입니다.

한국주택협회 관계자는 “가계 부채 위기가 모두 부동산 시장 과열 때문이라고 보는 것은 과도하다”며 “투기 세력을 잡을 수 있는 대책은 금융 규제가 아니라 청약 시 지역 거주자 우선 제도나 청약가점제 확대 같은 제도”라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국토교통부와 건설업계의 의견도 일리가 있어 보이는데요, 섣불리 주택담보대출을 규제 하면 부동산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자]

맞습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규제가 시장을 냉각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대한주택건설협회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가 사실상 국내 경기를 떠받치고 있는 상황에서 섣불리 규제를 하는 것은 곤란하다”며 “집단 대출은 ‘아파트’라는 담보가 분명한 대출인 만큼, 은행이 자율적으로 심사할 수 있게 하는 게 옳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금융 당국 관계자는 “잘못하면 규제가 효력도 발휘하지 못하고 시장 혼란만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을 죽이지 않으면서 가계 부채 문제도 안정화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주택담보대출이 가계부채 급증의 원인이기 때문에 규제가 필요하다는 금융당국과 추가적인 규제는 부동산 시장의 위축을 가져온다는 건설·부동산 업계의 갑론을박에 대해 보도국 김성훈기자와 함께 정리해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기자]

고맙습니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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