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권오준 회장 "무역大戰서 살아남아야"

'관세 폭탄' 등 통상 분쟁을 '무역대전'으로 표현

기술 경쟁력, 통상 대응력 끌어올려야

"포스코 자체 구조조정...원샷법 참여 계획 없어"



권오준(사진) 한국철강협회 회장(포스코 회장)이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따라 주요국 간 통상 마찰이 벌어지는 현 상황을 ‘무역대전(大戰)’이라고는 말을 동원해 표현했다. 단순 분쟁 내지 마찰 수준을 넘어 전 세계가 한바탕 통상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본 것으로, 국내 철강업계가 느끼고 있는 위기감을 고스란히 보여준다는 평가다.

권 회장은 24일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스틸코리아(Steel Korea) 2016’ 행사에서 “미국 등 주요 철강국들이 수입 규제를 잇따라 강화하면서 통상 마찰이 유례없이 고조되고 있다”면서 “글로벌 철강 무역대전에서 살아남기 위해 민관이 합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산 철강제품은 최근 미국 정부로부터 최대 61%(열연강판)의 폭탄 수준의 반덤핑·상계관세율을 부과받는 등 글로벌 통상 마찰의 피해를 보고 있다. 중국산 저가 철강제품의 무분별한 수입을 막기 위해 취하는 미국 정부의 조치가 우리나라 철강업계에까지 불똥이 튄 것이다. 권 회장은 “올해에만 15건이 새롭게 피소돼 철강업계가 큰 타격을 받고 있다”면서 “8억톤이 넘는 글로벌 과잉 설비에서 비롯된 것으로 단기간 해소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공급 과잉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조선·건설 등 주요 수요처의 수요 감소가 예상되고, 그나마 기댈 수 있는 국내 내수 시장도 42%를 수입재가 차지하고 있다. 권 회장은 철강업계가 위기를 넘기 위해 자체 경쟁력을 강화함은 물론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하기 위해 통상 당국과 협업해 통상 대응력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글로벌 철강시장의 공정무역과 지속성장 방안’을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는 패널로 참석한 탁승문 포스코경영연구소 전무와 왕더춘 중국강철공업협회 부비서장의 질의가 관심을 끌었다. 탁 전무는 과거 중국이 공급 과잉을 해소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오히려 조강생산량이 늘어났다며 중국 철강업계의 공급 과잉 해소 노력이 과연 실현될 수 있을지에 대한 강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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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왕 부비서장은 “지금 추진되고 있는 공급 과잉 해소 노력은 객관적인 시장 상황에 따른 것이고, 중국 철강업계와 정부가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또 과거 고속성장을 할 때와 중고속 성장에 접어든 지금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반박했다.

한편, 당초 ‘세계 철강산업 변화와 한국의 성장 방향’을 주제로 이뤄질 예정이었던 보스턴컨설팅(BCG)의 발표는 행사 하루 전 전격 취소됐다. 국내 철강산업 사업재편 컨설팅을 맡은 보스턴컨설팅의 발표 내용에 업계 관심이 집중되자 주최 측과의 협의 끝에 발표를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오준 회장은 현재 진행 중인 포스코 자체 구조조정에 대해 “‘기업활력제고를 위한 특별법’(일명 원샷법)에 참여할 계획이 없다”면서 “원샷법과 관계없이 100%가 될 때까지 (구조조정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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