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이인원 자살 보고받은 신동빈 롯데 회장, 비통함 드러내

"거의 말 잇지 못할 정도로 충격"

고(故) 이인원 롯데그룹 정책본부장(부회장). /연합뉴스고(故) 이인원 롯데그룹 정책본부장(부회장). /연합뉴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6일 그룹 2인자인 이인원(사진) 롯데 정첵본부장(부회장)의 자살 소식을 보고받고 비통함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이날 오전 8시가 좀 넘은 시각 서울 소공동 롯데그룹 정책본부 건물 26층 집무실로 출근, 오전 8시 20분께 이 부회장의 자살 소식을 접했다. 롯데 관계자는 “신 회장이 관련 보고를 받고 거의 말을 잇지 못한 채 애통해했다”고 전했다.


이 부회장은 1973년 호텔롯데 입사 후 롯데쇼핑 대표(1997년) 등 요직에 오르며 창업주 신격호 총괄회장을 보필해왔다. 하지만 1997년 신 회장이 한국 롯데 부회장을 맡으며 사실상 ‘신동빈 시대’가 열린 이후에도 그룹 정책본부장으로서 사장(2007년), 부회장(2011년)으로 계속 승진할 만큼 신 회장으로부터도 두터운 신임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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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회장도 26일 발견된 유서에서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먼저 가서 미안하다. 신동빈 회장은 훌륭한 사람이다”라며 끝까지 신 회장을 옹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롯데 그룹 역사에서 오너가(家) 일원을 제외하고 순수 전문경영인으로서 ‘부회장’ 직함까지 단 첫 인물이다. 신 총괄회장이나 신 회장이 일본을 오가며 이른바 ‘셔틀 경영’을 할 때 총수 부재 중에도 국내 경영을 도맡아 처리한 명실살부한 그룹의 ‘2인자’였다. 롯데 내부는 이 부회장이 40년 넘게 롯데에서 일했고 최고의 자리에까지 오른 ‘롯데맨’이었던만큼 회사에 대한 자부심이 남달랐을 것으로 본다. 롯데의 한 임원은 “이 부회장도 신 총괄회장의 ‘기업보국’ 이념을 이어받아 항상 고용 등을 통해 롯데가 나라에 기여해야는 점을 강조해왔다”며 “롯데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분이었는데, 지난해 이후 경영권 분쟁과 비자금 의혹 수사로 그룹이 큰 혼란에 빠지고 이미지가 망가지자 많이 괴로워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롯데는 이날 오전 10시께 이 부회장의 자살을 공식 확인하는 입장을 발표했다. 롯데는 “고(故) 이인원 부회장님의 비보는 경찰 등 여러 경로를 통해 사실인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그룹은 평생 누구보다 헌신적으로 롯데의 기틀을 마련하신 이 부회장님이 고인이 되셨다는 사실을 믿기 어려운 심정”이라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롯데 계열사들의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검찰 소환을 하루 앞둔 25일 밤 서울시 용산구 자택을 떠나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한 산책로 부근에서 스스로 목을 매 자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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