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롯데 검찰 수사의 핵심 이인원 부회장의 자살

롯데그룹 내 2인자이자 신동빈 회장의 최측근인 이인원 롯데그룹 정책본부장(부회장)이 26일 검찰 조사를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는 이날 오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및 횡령 등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다. 이 부회장과 함께 최측근 3인방으로 알려진 소진세 그룹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사장)과 황각규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은 이미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이 부회장 조사를 마치고 다음주 중 신 회장 등 총수 일가를 조사해 롯데 수사를 마무리할 예정이었다.


그가 맡은 정책본부장직은 총수 일가의 경영활동 보좌는 물론 90여개 그룹 계열사를 총괄 관리하는 막중한 자리다. 자금관리를 비롯한 그룹 계열사의 경영 사항이 그의 손을 거치는 만큼 그가 롯데의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 그가 검찰에 나가 모르쇠로 일관하기는 어려웠을 테고 그렇다고 평생 롯데맨으로 살아오며 총수의 가신 역할을 한 사람으로서 아는 것을 털어놓을 수도 없었을 것이다. 결국 검찰 조사를 받을 수도 없고 피할 수도 없는 상태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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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자살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롯데 수사가 차질을 빚어서는 안 되며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라도 더 속도를 내야 한다. 그가 남긴 유서에는 “롯데그룹에 비자금은 없다”는 내용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고인이 비극적인 선택으로 생을 마치면서까지 부인한 비자금 유무를 하루속히 확인해 시비의 소지를 없애야 한다.

검찰은 6월 수사관 240명을 동원한 사상 최대 규모의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롯데에 대한 전면수사에 나섰다. 얼마 전에는 롯데 수사가 7부 능선을 넘었다고 자평하며 수사에 자신감을 보이기까지 했다. 그런 검찰이 이날 고인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지 한 시간 만에 “수사일정을 재검토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수사일정 재검토’가 수사 연기나 수사 보류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롯데는 그동안의 수사로 경영활동에 막대한 지장을 받아왔다. 검찰은 롯데가 하루속히 정상적인 기업활동에 나설 수 있도록 수사를 신속히 마무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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