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자동차 부품회사 매각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피아트크라이슬러(FCA)의 세르조 마르키온네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을 잠재적 파트너로 언급하면서 인수협상이 급물살을 탈지 주목된다. 피아트 측이 공개 구애에 나섰다고 볼 수 있는 데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9일(현지시간) FCA 지주회사인 엑소르 이사회에 참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마르키온네 CEO는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공급업체이자 잠재적인 전략적 파트너로서 삼성과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을 직접 거론하면서 향후 협력이 가능함을 시사한 셈이다. 그는 “엑소르그룹의 이사인 이재용 부회장과도 좋은 관계에 있다”고 덧붙였다.
마르키온네 CEO는 삼성전자와 인수논의를 진행 중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답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26일 한 인터뷰에서 “마그네티 마렐리 인수 의향이 있는 여러 기업이 접촉해왔으며 조만간 답을 얻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수 논의에 진척이 있으며 최종 결정이 임박했다는 뜻이다.
지난해 전장사업팀을 출범시키면서 본격적으로 자동차 부품사업에 뛰어든 삼성은 FCA의 자동차 부품사인 마그네티 마렐리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마그네티 마렐리의 차량 조명과 엔터테인먼트·텔레매틱스 등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마그네티 마렐리 인수협상이 중단된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지만 이만한 물건을 구하기 쉽지 않은 데다 부품사업의 진입 장벽을 감안하면 손쉽게 판을 깰 성질은 아니라는 해석이 많다. FCA 입장에서도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병 논의가 결렬된 뒤 현재 부채 축소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마그네티 마렐리를 삼성에 넘기면 부채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업계에서는 매각금액을 약 30억달러(3조3,500억원) 이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FCA CEO의 발언에 대해서는 별도로 확인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