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황망한 모습의 신동빈 회장] 삐뚤어진 넥타이...헝클어진 머리...辛, 말 잃은채 하염없이 눈물만

55일 만의 공식 외출이 25년 함께한 2인자 빈소 된 신동빈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27일 오전 서울아산병원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인원 부회장의 빈소에서 조문을 마친 뒤 눈물을 흘리면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27일 오전 서울아산병원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인원 부회장의 빈소에서 조문을 마친 뒤 눈물을 흘리면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넥타이는 한쪽으로 삐뚤어져 있었고 앞쪽 머리카락은 헝클어진 채였다.

지난 27일 고(故) 이인원 부회장의 빈소를 찾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기자들이 심경을 묻자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그는 질문에 대답을 하려다 말을 잇지 못하고 연신 울음을 삼켰다. 울음을 참다 기침을 크게 하기도 했다. 남색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고 입을 막았지만 충혈된 눈과 흐느끼는 목소리는 어쩌지 못했다. 신 회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울음 외에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신 회장은 27일 오전9시35분께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을 찾았다. 눈은 충혈됐고 표정은 침울했다. 그는 미리 와 있던 황각규 롯데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 소진세 롯데그룹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사장)을 비롯한 롯데 임직원들과 함께 고인의 사진 앞에서 묵념하고 헌화했다. 이 부회장의 영정 앞에 선 신 회장은 한동안 아무 말 없이 사진을 바라봤다. 신 회장과 이 부회장이 같이 일한 햇수만 25년이다. 신 회장은 조문을 끝낸 뒤에도 한 시간가량 유가족을 위로하고 임직원과 빈소에 머물렀다. 그는 채정병 롯데카드 대표(사장), 김치현 롯데건설 대표(사장) 등의 말에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기만 했다.

관련기사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27일 오전 고 이인원 부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도착해 차량에서 내리고 있다. 신 회장의 뒷편에 완공을 앞둔 롯데월드타워가 보인다. /사진공동취재단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27일 오전 고 이인원 부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도착해 차량에서 내리고 있다. 신 회장의 뒷편에 완공을 앞둔 롯데월드타워가 보인다. /사진공동취재단


신 회장이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낸 건 지난달 3일. 당시 미국과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를 마치고 귀국한 날이다. 최근 신 회장은 검찰 수사를 의식해 외부 일정을 자제하고 평창동 자택과 소공동 집무실만을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가 55일 만의 공식 외출이 자신을 충직하게 보필하던 이인원 부회장의 상가가 된 것이다.

이 부회장은 1973년 호텔롯데 입사 이래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총괄회장)와 신 회장을 연이어 보필한 심복이다. 롯데쇼핑을 국내 최고의 유통기업으로 성장시키는 탁월한 경영능력을 보여줬을 뿐만 아니라 그룹 안팎의 대소사를 세심하게 챙겼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총수뿐만 아니라 그룹 임직원들의 신뢰도 두텁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평소 머리를 깔끔하게 정돈하는 신 회장이지만 이날은 이 부회장의 갑작스러운 죽음 소식에 황망해하는 인상이 역력했다”며 “이 부회장에 대한 신 회장의 마음이 생각보다 깊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종혁기자 2juzso@sedaily.com

김영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