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제도

[수도권까지 삼키는 中 '부동산 식탐'] 대학가서 강남 고가아파트까지...돈되는 곳이면 무차별 '쇼핑'

영등포·구로 등 2년새 거래건수 4~5배나

중국인이 한국인에 세주는 건물도 수두룩

마포·서대문구는 2분기 22건·11건 급증



# 중국인 밀집지역이 있는 서울 마포구 연남동을 중심으로 홍대 일대에는 중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한 식당이나 숙박업소, 사설 면세점 등이 즐비하다. 그만큼 많은 중국인 투자자들의 부동산 문의도 끊이지 않는다. 중국인 부동산 매입은 상수동·망원동까지 이어지고 있다. 전통적 중국인 밀집지역이 있는 영등포구와 구로구 일대는 중국인이 세를 주고 한국인이 세 드는 건물도 적지 않다.

# 대형 리조트와 카지노 등 다양한 개발사업들이 진행되고 있는 인천 영종하늘도시. 최근 이곳에서 한 중국인이 영종하늘도시 업무시설용지를 66억원에 수의계약으로 매입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심지어 호텔이나 상가의 경우 1개 층을 개인투자자가 통으로 매입하는 경우까지 나오고 있다.


중국인 부동산 투자가 서울 등 수도권 일대로 확대되고 있다. 중국인 밀집지역의 경우 중국인 소유로 넘어간 건물이 부쩍 늘고 있으며 뉴타운, 강남 고가 아파트, 대학가 인근 등 가리는 곳이 없을 정도다. 수도권까지 확장된 중국 부동산 매입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중국 손에 넘어가는 서울 부동산=서울경제신문이 지난 2·4분기 서울 주요 구의 중국인 토지 현황을 조사한 결과 기존 중국인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거래 증가세가 예사롭지 않다. 구로구의 경우 2014년 1·4분기 중국인 부동산 거래 건수가 21건에 그쳤지만 1년 뒤인 2015년 1·4분기에는 38건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올 2·4분기에는 83건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올 2·4분기에만 중국인이 추가로 보유한 토지는 무려 157필지에 이른다. 영등포구도 2014년 1·4분기 대비 올 2·4분기 거래 건수와 필지 수가 각각 4배, 5배 수준으로 급증한 64건과 85필지를 기록했다.


도심지역인 마포구와 서대문구에서 중국인의 부동산 매입 역시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화교들이 밀집한데다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대학가 인근 지역을 끼고 있기 때문이다. 2014년 1·4분기 각각 6건과 1건이었던 거래 건수는 올해 2·4분기 22건과 11건으로, 보유 부동산 필지도 24개 필지, 11개 필지로 증가했다. 은평뉴타운이 있는 은평구 역시 중국인의 부동산 취득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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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권 고가 부동산도 예외는 아니다.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완수 새누리당 의원이 국토교통부 제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중국인이 최근 3년간 매매 거래한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의 고가 아파트(빌라 포함, 실거래가 기준 9억원 초과) 매매 건수는 모두 17건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부동산 투자 줄어드는 가운데 중국만 크게 늘어=한가지 눈여겨볼 것은 전반적인 외국인의 국내 부동산 취득이 약보합세인 가운데 중국인 국적자 비중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2014년부터 현재까지 분기별 보유토지 증가량에서 중국은 2014년부터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왔다. 특히 올 1·4분기에는 늘어난 외국인 보유 부동산 규모에서 91%를 차지했다. 지난해를 정점으로 손바뀜이 부쩍 늘어난 것으로 보이는 외국인 전체 거래보다 강한 증가세다. 이미 한국 국적을 취득한 조선족 출신의 명의를 빌린 거래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여 실제로는 이보다 더 많은 거래가 이뤄졌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실제로 서울 내 중국인이 보유한 부동산 필지 수도 분기마다 10% 내외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2014년 1분기 1,686필지였던 서울 내 중국인 보유 부동산 규모는 2년 만에 2배가 넘는 3,516필지로 확 늘어났다.

안민석 에프알인베스트먼트 연구원은 “원래 중국인 타운이 있던 연남동 일대에서 수도권 지역에서도 저평가된 지역 중심으로 중국인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며 “미국이나 캐나다·호주에서처럼 한 블록, 마을 일대를 통째로 사들이는 것도 현실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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