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의 가장 큰 불안요소인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후폭풍을 동시에 헤지(위험회피)하려면 영국 파운드화에 대한 쇼트 포지션을 취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 생각합니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좀처럼 걷히지 않는 가운데 고객들에게 어떤 투자전략을 추천하느냐는 질문에 김용기(35·사진 오른쪽) 하나금융투자 압구정영업소 PB(소장)과 윤준식(36) 압구정영업소 PB(과장)는 이같이 답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 강달러에 파운드화가 약세를 보이고 브렉시트의 악영향이 영국 및 전 유럽으로 퍼져도 파운드화 가치는 떨어진다는 것이다.
2인1조로 팀을 이루고 있는 두 PB는 이를 토대로 자체 운용 중인 랩어카운트(랩·WRAP) ‘멀티랩’을 고객들에게 추천한다고 밝혔다. 국내 주식 투자로 수익을 내고 글로벌 거시경제에 기반한 외환투자로 헤지하며 김 PB가 랩에 편입할 국내 주식 종목을 정하면 윤 PB가 국내외 매크로 분석을 통해 위험자산 투자 비중을 조절한다. 현재는 파운드화 쇼트 포지션을 취하는데 매크로를 활용한 쇼트 포지션은 윤 PB의 해외 선물 운용 경험을 활용한다. 고객들의 투자 경험이 풍부해 PB들의 격전지로 통하는 강남 지역 고객들이 외환 관련 문의를 많이 했다는 점에 착안해 이 랩을 만들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랩은 편입된 자산의 거래수수료가 없는 대신 PB들은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을 내면 성과보수 형태로 받는다. 김 소장은 “운용한 지 아직 1년이 안됐지만 최대 15% 가까운 수익률을 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시장의 빠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PB 중에서도 보기 드물게 팀을 이뤘다. 김 소장이 하나금융투자 최연소 영업소장으로 발탁되면서 선배인 윤 과장과 함께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고 1월부터 함께했다. 두 사람은 기존 PB들이 고객 자산을 펀드 등 다양한 상품에 분산투자하는 것과 달리 철저히 주식 및 파생상품 투자를 통해 고객수익률을 높이는 데 집중한다. 김 소장은 기업 분석을 통해 발전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찾아내고 윤 과장은 국내외 매크로 분석을 통해 위험자산 투자 비중을 조절하며 자산배분의 역할을 수행한다.
김 PB는 국내 주식 종목 가운데는 최근 주춤했지만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던 삼성전자를 비롯해 SK하이닉스·LG디스플레이 등 정보기술(IT) 관련주를 주로 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올 하반기 IT업체들의 실적전망을 가장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