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동남아 등 공략, 매출 2조 쏘자"‥ LIG넥스원 '불량탄 제로' 구슬땀

구미 미사일 조립 공장 가보니

대당 2억 '신궁' 조립 분주

10년 후에 발사해도 이상무

40년 축적된 방산 기술 바탕

중남미·중동 시장 등 정조준

"올 사상 최대 매출 달성해야죠"

경북 구미에 위치한 LIG넥스원의 미사일 생산공장에서 직원들이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인 ‘신궁’ 조립에 열중하고 있다.  /사진제공=LIG넥스원경북 구미에 위치한 LIG넥스원의 미사일 생산공장에서 직원들이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인 ‘신궁’ 조립에 열중하고 있다. /사진제공=LIG넥스원


경북 구미에 위치한 LIG넥스원 미사일 조립 공장은 수m가 넘는 흙벽으로 둘러싸여 비밀 군사기지를 방불케 한다. 흙벽은 미사일을 조립하다 폭발사고가 날 경우 인근 지역에 미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지만 첨단무기를 생산하는 이 공장의 모습을 감추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올해 창립 40주년을 맞은 LIG넥스원은 여기서 만든 각종 유도무기를 우리 군뿐 아니라 전 세계로 수출하며 세계적 방위산업체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30일 찾은 LIG넥스원 미사일 공장에서는 직원들이 지대공 유도무기인 ‘신궁’을 조립하느라 분주히 손을 놀리고 있었다. 대당 2억원인 이 무기는 항공기에서 방출되는 미세한 적외선 에너지를 추적해 타격한다. 병사들이 들고 다니면서 쏘거나 별도의 발사대를 만들어 운용할 수도 있다. LIG넥스원의 한 관계자는 “지금 만드는 미사일은 군부대에 실전 배치되거나 국방물자 창고에 저장한다”면서 “10년 후 발사해도 아무 문제가 없기 때문에 ‘10년 보증탄’이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말했다.


LIG넥스원은 신궁을 발사했을 때 실제 폭발하는 탄두나 공중으로 쏘아 올리는 발사로켓을 만들지 않는다. 이 회사는 격추 대상을 판단하고 끝까지 추적하는 미사일의 머리(탐색기)를 국방과학연구소(ADD) 등과 협업해 자체 생산하고 있다. 신궁에 들어가는 적외선 탐색기는 5년간 143억원을 투입해 자체 개발에 성공했다. 이로써 한국은 미국(스팅어), 프랑스(미스트랄), 러시아(이글라), 영국(스타스트릭)에 이어 휴대용 지대공미사일을 독자 생산하는 다섯 번째 나라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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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넥스원은 지난 1976년 금성정밀공업이라는 이름으로 탄생한 한국 1세대 방산기업이다. 지금은 분리됐지만 LG그룹의 계열사이기도 했다. 금성사(현 LG전자)가 TV·라디오를 만들면서 확보한 전기전자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산 미사일을 개발한다는 게 목표였다. LIG넥스원 창립 때부터 40년간 근무해온 안현수 LIG넥스원 부장은 “초기에는 미국에서 들여온 나이키미사일 정비를 맡아 미사일을 분해하고 조립하면서 기술을 익혔다”며 “고정된 좌표대로 쏘는 미사일부터 차근차근 시작해 이제는 마하의 속도로 날아가는 항공기도 격추하는 유도미사일 자체 생산에까지 이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LIG넥스원은 신궁 외에 육해공 특성에 맞는 다양한 정밀타격무기를 ADD와 협력 생산하고 있다. 주로 대전차유도무기(현궁), 함대함유도무기(해성), 지대공유도무기(천궁), 어뢰(청상어·백상어·홍상어) 등이며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이 본격화하면 이에 맞는 공대공미사일도 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상대의 감시망을 교란하거나 숨은 적을 찾아내는 전자전 장비도 LIG넥스원의 주요 생산품이다. 이처럼 LIG넥스원은 정밀 유도무기와 감시정찰 분야에서 노하우를 쌓은 덕분에 미래 전력의 핵심인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나 적 미사일 대응 공격형 방위시스템(킬체인) 구축에도 참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LIG넥스원의 주된 관심은 한국뿐 아니라 1조7,000억달러(약 1,901조원)에 이르는 세계 방산시장에 유도무기, 전자전 장비를 수출해 기업의 크기를 키우는 것이다. 현재 LIG넥스원은 신궁의 동남아시아 지역 공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 현궁은 중동, 해성은 중남미가 중점 목표 시장이다. LIG넥스원은 점차 수출물량이 늘어나면서 올해 사상 첫 매출 2조원 달성에도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동주 LIG넥스원 생산본부장(전무)은 “정밀무기와 감시정찰 장비 수출을 키워 오는 2020년에는 매출 3조원을 돌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미=이종혁기자2juzso@sedaily.com

김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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