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4일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 인도차이나뱅크. 현지 은행 가운데는 이례적으로 330㎡가 넘는 넓은 매장에 10여명의 고객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바깥 기온은 35도가 넘지만 실내 온도는 24도로 비교적 쾌적했고 고객 대기공간에도 편한 소파가 놓여 있었다. 이 은행 고객인 위라이봉(22)씨는 “다른 은행들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공간이 넓어 편하다”며 “직원들이 친절하고 업무처리가 빨라 좋다”고 말했다.
인도차이나뱅크는 지난 2009년 오세영 코라오홀딩스 회장이 설립한 은행이다. 자동차판매 영업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자동차 할부금융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라오스는 우리나라와 달리 금융·산업 간 분리장벽이 없어 오 회장은 인도차이나뱅크 지분 88%를 보유하고 있다. 자동차금융으로 시작했지만 인도차이나뱅크는 소매금융에서도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현재 자산규모는 5억1,800만달러(약 5,800억원)로 라오스 은행 가운데 5위이며 민영은행 가운데는 1위다. 여신과 수신 규모 역시 각각 4억700만달러(약 4,500억원), 3억7,000만달러(약 4,100억원)로 민영은행 가운데 가장 많다.
인도차이나뱅크가 이처럼 급성장한 데는 오 회장의 서비스 전략이 숨어 있다. 오 회장은 은행을 만들면서 직원들에게 ‘스피드’를 강조했다. 은행 창구에서 직접 초시계로 시간을 재며 업무처리 속도를 높였다. 박종영 코라오그룹 전무는 “라오스 현지은행 일부 창구에서는 요금청구서 처리에 30분씩 걸리는 경우도 있다”며 “고객이 대기하고 업무를 처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줄이다 보니 고객 만족도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친절과 밝은 분위기 등도 한번 인도차이나뱅크를 방문하면 계속 고객이 되도록 하는 데 주효했다. 인도차이나뱅크 본점은 다른 은행보다 매장 면적이 넓은데다 호텔 로비처럼 실내에 피아노도 설치돼 있다. 또 VIP를 위한 전문상담 창구와 라운지 등도 구비했다. 박 전무는 “라오스의 대다수 은행 매장은 시설이 낙후된 반면 인도차이나뱅크는 고객이 친밀감을 느낄 수 있도록 인테리어를 했다”며 “직원들이 웃으며 고객을 응대해 은행을 방문할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도록 한 점도 현지에서 통했다고 본다”고 전했다.
/비엔티안=강동효기자 kdhy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