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 시행령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강남 빌딩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자유표시구역’으로 지정된 구역에서는 건물 외벽 전체를 광고판으로 만들거나 LED 조명, 터치스크린 등을 이용한 다양한 옥외광고물 설치가 가능하다. 한마디로 미국 뉴욕의 타임스퀘어나 영국의 피커딜리서커스와 같이 광고물을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게 되면서 해당 지역의 빌딩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일단 강남역 사거리가 ‘자유표시구역’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보고 있다. 실제 지방자치단체 중에서도 서초구가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자유표시구역 지정을 원하는 지자체에서는 8월31일까지 서울시에 자료를 제출해야 하는데 서초구가 가장 먼저 자료를 냈다. 서초구는 삼성사옥·GT타워 등 대형 빌딩들이 밀집해 있는 강남역 사거리를 자유표시구역으로 추진하고 있다.
강남구에서는 영동대로 일대가 후보 구역 중 하나다. 강남구는 무역센터와 코엑스몰, 맞은편에 들어설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와도 연계해 이 일대를 명소로 만들 계획이다. 이외 중구청에서는 서울스퀘어와 남대문 시장 일대, 그리고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일대 두 곳을 자유표시구역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달 9일에 행정자치부의 1차 평가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며 1차에서 선정된 지역을 대상으로 다시 2차 평가를 실시한다. 최종 결과는 오는 11월 말께 나올 예정이다.
자유표시구역이 지정되면 빌딩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최근 몇 년간 크게 성장하고 있는 빌딩 시장의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타임스퀘어와 같이 지역 명소가 되면서 인근 건물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원종성 리얼티코리아 상무는 “빌딩에 광고물이 설치되면 명소가 되기 때문에 그 자체로 빌딩의 가치가 올라갈 뿐만 아니라 광고 수익도 올릴 수 있어 빌딩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며 “현재 빌딩 업계의 최대 관심사”라고 말했다.
한편 리얼티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500억원 이하 중소형 빌딩 거래 규모는 사상 처음으로 5조원을 넘어 5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3년(2조7,000억원) 대비 두 배 이상 성장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