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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돌] "마음을 주고받는 공감의 매체, 연극의 매력이죠."

'영화가 죽어도 못 따라 오는 연극의 매력'<br>지난 31일 여의도여고 도서관서 열려<br>영화와 다른 연극의 매력과 즐거움 소개

“영화가 감독의 예술이라면 연극은 배우의 예술입니다. 카메라 앵글을 통한 감독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매체가 영화라면 연극은 실시간으로 연기를 펼치는 배우에 의해 완성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1년에 연극을 몇 편이나 보시나요?”

지난 31일 영등포구에 위치한 여의도여고 도서관에서 열린 고인돌 강좌 ‘영화가 죽어도 못 따라오는 연극의 매력’을 맡은 박준용 배우 겸 연극평론가는 영화와 연극의 차이를 이같이 설명했다.

고인돌(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은 서울시교육청과 본지 부설 백상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기획·운영하는 고전 인문 아카데미로 올해 4회째다. 이번 강좌는 영등포평생학습관이 지역 학교를 지원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박 평론가는 연극의 필요조건에 대한 설명에 이어 영화와 비교하면서 그 차이를 소개해 나갔다. “무대·배우·연출·분장·의상·소품 등등 연극을 무대에 올리는 데 필요한 요소는 꽤 많지만 하나씩 줄여나가다 보면 없어서는 안 될 두 가지가 남아요. 바로 배우와 관객입니다. 연극의 핵심이죠. 그렇다면 영화는 어떨까요. 마찬가지로 영화 제작에도 여러 가지 요소가 필요하지만 다 빼고 나면 배우와 연출(감독)이 최종적으로 남습니다. 작품을 선보이는 장소 역시 큰 차이죠. 영화는 스크린이 있는 공간이라면 어디든지 상영할 수 있어요. 심지어 관객이 없어도 상영하죠? 하지만 연극은 무대에서 펼쳐지고, 배우 혹은 관객 둘 중 한 요소라도 갖춰지지 않으면 공연은 취소됩니다.” 영화가 기계적인 차가운 시선이라면, 연극은 인간 대 인간이 만나 예술을 만들어나가는 따뜻한 시선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배우와 관객이 같은 시공간에서 함께 호흡한다는 것이 연극의 본질이랍니다. 즉, 연극은 인간에 의한 인간에 의한 인간의 예술이라는 의미죠. 연극배우 출신인 박 평론가의 강의는 연극에 관한 이론을 마치 한 편의 연극처럼 풀어나가 학생들의 강의 몰입도는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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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평론가는 학생들에게 연극을 관람하는 관객의 에티켓에 대한 설명도 곁들였다. “연극은 사실적인 현장에 내가 함께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특히 소극장처럼 무대가 작은 경우 배우의 연기가 실제 이야기처럼 느껴질 정도로 감동이 커진답니다. 영화보다 연극은 더욱 일상적인 삶이 펼쳐지기 때문이죠. 그래서 연극은 공감의 매체라고 한답니다. 관객의 공감이 무대 위 배우에게 전달되면 배우의 연기는 더욱 성숙하면서 한편의 공연을 마무리하게 되죠. 관객의 박수와 웃음 등 연기에 대한 반응을 보여줄 때 배우는 더욱 긍정의 에너지를 발휘해 연기에 집중하게 된답니다. 같은 연극을 여러 번 봐도 볼 때 마다 다른 이유가 여기에 있죠. 관객에 따라 배우가 살아나기도 하고 죽기도 한답니다. 배우는 관객이 만들어간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랍니다.”

그는 학생들에게 고대 그리스 희극에서 비롯된 연극의 역사를 설명하면서 이 시대에도 살아있는 고전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돈 버는 일이 너무 중요한 시대이지만, 돈에만 집중하는 사회라면 이른바 약육강식, 적자생존이라는 동물의 세계와 다를 바 없는 사회로 전락하고 말겠지요. 돈 버는 일과 사람에 대한 공감과 탐구가 핵심인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균형을 이룰 때 여러분의 인생이 안정될 것입니다.” 박 평론가는 학생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답을 구해나가면서 연극의 매력을 이해시켜 나갔다.

한편, 서울시교육청 도서관 21곳과 서울시 중고등학교 30여 곳에서 12월까지 잇따라 열리는 고인돌 강좌의 세부 프로그램은 서울시교육청 평생교육포털 에버러닝(everlearning.sen.go.kr)을 참고하면 된다. 강좌는 무료이며, 신청은 해당 도서관으로 문의하면 된다./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문학박사)

“여려분은 1년에 연극 몇 편이나 보세요?”  지난 31일 여의도여고 도서관에서 열린 인문학 특강에서 박준용(사진) 영화평론가가 학생들에게 질문을 하면서 강의를 풀어나가고 있다./사진=백상경제연구원“여려분은 1년에 연극 몇 편이나 보세요?” 지난 31일 여의도여고 도서관에서 열린 인문학 특강에서 박준용(사진) 영화평론가가 학생들에게 질문을 하면서 강의를 풀어나가고 있다./사진=백상경제연구원




장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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