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고마비의 계절…건강도 살찌우자

아침저녁은 쌀쌀한데 아직도 한낮 기온은 24∼27도에 이르는 등 하루 일교차가 10도가량 크게 벌어지고 있다. 큰 기온 차에 신체 적응력이 떨어져 감기 등 각종 질환에 노출되기도 쉽다. 전문가들은 가을로 접어드는 8월 말부터 9월 초의 경우 여름 동안 지친 몸을 추스르는 기간이라 활동량이 많아지는 때인 만큼 충분한 수면으로 몸의 피로를 최소화하고 기온이 낮은 새벽 시간에 무리한 운동은 피하는 등 건강 유지에 신경 쓸 것을 당부하고 있다.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의 문턱에 주의 깊게 살펴야 할 건강 적신호를 알아본다.

◇일교차 심한 가을 문턱, 호흡기 질환 주의해야=가을이 되면 더 빈번히 발생하는 게 ‘호흡기 질환’이다. 여름철 높아진 습도가 줄어들어 외려 건조해지면서 먼지의 증가로 기관지 천식이나 알레르기성 비염 등 알레르기 질환이 늘어난다. 집먼지진드기 등이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면서 아토피성 피부염 등 피부질환도 심해질 수 있다.

가을철에는 특히 콧물감기(콧물·코막힘·재채기), 목감기(인후통), 기침감기가 흔하다. 일교차가 심해지고 건조한 상태가 지속되면서 코 속의 점막이 마르거나 심한 과로로 인체의 저항력이 떨어진 경우 감기 바이러스가 쉽게 침투하기 때문이다.

환절기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외출 후 손을 씻는 등의 개인위생 관리가 우선돼야 한다. 기관지 점막 건조가 감기 바이러스의 침투를 쉽게 하는 만큼 평소 따뜻한 물 등을 통해 충분한 수분 섭취가 이뤄져야 한다. 실내 온도는 20도, 습도는 50∼60%를 유지하되 기온이 내려가는 밤에는 긴소매 옷을 입어 적당한 체온을 유지하는 게 좋다. 집안은 자주 환기시키고 집먼지진드기의 주요 서식지인 소파나 가구는 진공청소기나 물걸레로 자주 청소해야 한다.

◇극심한 온도 변화에 혈압조절 능력 저하, 뇌졸중 발생도 늘어=심혈관 계통의 질환이 있는 노인들은 날씨가 갑자기 서늘해지는 환절기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급격한 온도 변화는 혈관을 수축, 순환기 질환을 일으켜 뇌졸중이나 심장마비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환절기에 갑자기 몸에 한기를 느끼면 신경계가 과다 반응을 보이며 혈압이 상승하게 된다. 건강한 사람은 혈관이 이완돼 혈압을 조절할 수 있지만 심장질환자·고지혈증환자 등은 혈관의 탄력성이 떨어져 약해진 혈관 부위가 터지거나 좁아진 혈관이 막혀 뇌졸중을 일으키게 된다.

일상생활 중 갑자기 한쪽 팔다리의 힘이 없어지거나 감각이 둔해지고 한쪽 눈이 안 보이거나 물체가 두 개로 보이면서 두통과 구토 증상이 심해진다면 뇌졸중 등의 전조증상으로 볼 수 있는 만큼 전문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이 같은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혈관 안에 노폐물이 쌓이지 않도록 닭 껍질이나 육류 기름 등 포화지방산과 오징어·새우·달걀 등 콜레스테롤이 다량 함유된 음식은 피하는 게 좋다. 신선한 채소와 과일, 잡곡, 현미, 콩류, 해조류 등 섬유소가 풍부한 식사를 하는 게 좋다. 가을에는 대개 잃었던 입맛이 돌아와 과식하는 경우가 많다. 당뇨병·고혈압·동맥경화증이 있는 사람의 경우 칼로리 섭취량을 체크하는 등 먹는 양을 관리하는 것도 필요하다.

◇식중독 여름에만 발병? 1년 내내 조심해야=식중독은 흔히 여름철 불청객으로 생각하기 쉽다. 물론 고온다습한 여름에 식중독이 발병할 확률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꼭 여름에만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최근 5년간(2011∼2015년) ‘평균 식중독 발생 건수와 환자 수’ 현황을 보면 12월 26.8건(424.2명), 1월 17.4건(219명), 2월 13.2건(204.4명) 등 겨울철에도 식중독균은 왕성한 활동을 벌였다. 집단 식중독을 일으키는 주범 중 하나인 노로바이러스가 이때 기승을 부리기 때문이다.

봄가을에도 안심할 수 없다. 3월 19.6건(557.6명), 4월 23.8건(576.6명), 5월 25.8건(798명) 등으로 식중독은 여전히 기세등등했고 가을철이 되더라도 9월 27.2건(664.6명), 10월 21.2건(216명), 11월 22건(333.6명) 등으로 여전히 주의해야 할 수준이었다.

식약처 관계자는 “거의 매달 끊임없이 식중독 사고가 터지는 꼴”이라며 “주방용품 청결 유지와 물 끓여서 먹기, 식사 전 30초 이상 비누 등 세정제로 손 씻기 등 1년 내내 개인위생 관리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름철 지친 피부 달래야=가을철 또 하나 신경 써야 할 부분은 피부다. 여름 동안 바다와 산, 수영장에서 강한 자외선과 흘러내리는 땀, 과도한 세안 등으로 시달린 피부를 빠르고 건강하게 회복시켜야 고운 피부를 유지할 수 있다. 이맘때 피부는 여름 내 강한 자외선에 의해 화끈거림, 홍반, 피부 건조, 과도한 각질 형성 등의 문제를 일으키기 쉽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갑자기 없던 검은 점이나 기미 등이 생기고 색소 침착·잔주름·피부탄력 저하 등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때 제대로 관리를 못하면 피부 노화가 일찍 찾아온다.

건성 피부를 가진 사람, 아토피 피부염이 있는 사람에게는 더욱 나기 어려운 계절이 가을이다. 야외활동으로 다양한 식물에 의한 알레르기, 접촉성 피부염 때문에 골머리를 앓을 수 있어서다. 이 시기에는 피부 진정과 각질제거, 보습 등에 신경 써야 한다. 목욕 후에는 피부보습제나 오일을 듬뿍 바르고 산행 등 야외활동 시에는 나무나 풀에 피부가 직접 닿지 않게 되도록 긴 옷 착용을 습관화하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