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야심작 ‘갤럭시 노트7’의 공급 차질이라는 돌발 악재에 부딪혀 주가가 160만원선 아래로 내려앉았다. 사상 최고가 돌파 이후 주춤하던 주가가 이번 악재를 계기로 당분간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주가가 추가 하락할 경우 최근 속도 조절 차원에서 중단됐던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이 다시 시작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일 대비 2.04% 내린 158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삼성전자는 장중 3.52% 내린 156만3,000원까지 떨어지며 최고가 돌파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종가 기준 160만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사상 최고가 돌파 전날인 지난달 17일(156만6,000원) 이후 11거래일 만에 처음이다. 또 삼성SDI(006400)(-6.06%)와 삼성전기(009150)(-2.26%) 등 관련 부품주도 일제히 급락했다.
이날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은 최근 불거진 배터리 폭발 문제로 갤럭시 노트 7의 공급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충전 중 배터리가 폭발했다는 소비자 제보가 이어지면서 삼성전자는 품질 점검을 위한 추가 검사를 이유로 이번주 초부터 국내 이동통신 3사에 갤럭시 노트7을 공급하지 않고 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배터리 발화 문제의 파급 여부가 주가의 관건이 될 것”이라며 “만약 글로벌 이슈로 확산되고 수습책 마련이 늦어질 경우 투자심리에 찬물을 끼얹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이번 배터리 이슈가 단기 악재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변성진 BN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출시를 앞둔 경쟁제품 ‘아이폰7’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면 배터리 이슈가 삼성전자에 장기 악재로 작용하겠지만 아이폰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은 만큼 타격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주가 조정을 계기로 최근 중단된 자사주 매입이 재개될지도 관심사다. 지난 7월 말 시작된 4차 자사주 매입 기간 단 하루도 주식 매수를 멈추지 않던 삼성전자는 돌연 지난달 26일부터 5거래일 연속 자사주 매입을 중단한 상태다. 심상범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매수 단가 조정 차원에서 자사주 매입을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추가 하락으로 적정 매수 가격대가 형성됐다고 판단할 경우 다시 매입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