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참이슬, 순하고 숙취없어 좋아요" 베트남 사로잡은 하이트

잠재력 큰 '소주 세계화 ' 전진기지

현지 맞춤형 도수·패키지로 공략

필리핀·泰 등 주변국도 본격 진출

2024년 해외매출 5,300억 목표

지난달 29일 베트남 하노이 중심가에 위치한 대형마트에서 현지 주민이 하이트진로의 ‘참이슬 후레쉬’를 고르고 있다. /사진제공=하이트진로지난달 29일 베트남 하노이 중심가에 위치한 대형마트에서 현지 주민이 하이트진로의 ‘참이슬 후레쉬’를 고르고 있다. /사진제공=하이트진로





“베트남 보드카는 도수가 높아 빨리 취하는데 한국 소주는 순하고 숙취도 없어서 좋아요.”

지난달 29일 오후 베트남 수도 하노이 중심가 롱비엔에 위치한 대형마트인 이온마트. 주류판매대 한켠에 위치한 증류주 코너로 발걸음을 옮기자 하이트진로(000080)의 ‘참이슬 후레쉬’와 ‘자몽에 이슬’이 나란히 눈에 들어왔다. 대학생 응우옌 투 뚜이(24)씨는 “한국 드라마를 통해 처음 소주를 알게 됐는데 친구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좋다”며 “겨울방학에 한국에 가면 드라마에서처럼 포장마차를 방문해 꼭 소주를 마실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이트진로가 베트남을 전진기지로 삼아 동남아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지난 3월 베트남에 현지법인을 설립한 것을 발판으로 베트남 증류주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한 뒤 인근 태국과 캄보디아 등으로 무대를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하이트진로는 소주를 주력으로 내세워 베트남 보드카 시장을 우선적으로 공략할 방침이다. 베트남은 인구수가 9,500만명에 달하는 세계 14위의 인구대국으로 평균 연령이 28세에 불과해 글로벌 주류 시장에서 가장 잠재력이 높은 국가로 꼽힌다. 우리 교민이 12만 명에 달하고 동남아 중에서도 한류 열풍이 가장 뜨거운 국가인 점도 강점이다.

관련기사



지난달 29일 베트남 하노이 중심가에 위치한 대형마트에서 현지 주민이 하이트진로의 ‘자몽에 이슬’을 고르고 있다. /사진제공=하이트진로지난달 29일 베트남 하노이 중심가에 위치한 대형마트에서 현지 주민이 하이트진로의 ‘자몽에 이슬’을 고르고 있다. /사진제공=하이트진로


허영주 하이트진로 베트남법인 차장은 “참이슬 후레쉬의 현지 판매가는 2,700원 수준으로 경쟁 제품인 보드카보다 30%가량 비싸지만 매년 두자릿수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올해는 지난해보다 51.8% 늘어난 11만5,000상자를 목표로 잡았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는 베트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택했다. 알코올도수 29도로 베트남 증류주 시장 1위를 달리는 ‘보드카 하노이’를 겨냥해 19.9도의 ‘참이슬 후레쉬’를 베트남 전용으로 개발했다. 또 베트남에서는 주세법에 따라 병마개에 수입인지를 부착해야 하는데 병마개에 비닐캡을 씌우는 공정을 추가해 수입인지의 접착제가 손에 묻는 단점도 해결했다.

한류 콘텐츠와 연계한 마케팅도 팔을 걷어붙였다. 하이트진로는 오는 10월 베트남 국영방송 VTV에서 방영되는 한·베트남 합작 드라마 ‘오늘도 청춘2’에 간접광고 형식으로 참이슬을 홍보할 예정이다. 지난해 방영된 ‘오늘도 청춘1’은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는 등 젊은 층으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모은 바 있어 ‘코리안 보드카 열풍’을 일으킬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지난달에는 하노이 시내 중심가에 팝업스토어인 ‘진로소주클럽’을 개설하고 내년에는 한국식 프랜차이즈 식당도 선보이는 등 현지 밀착형 마케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베트남을 주축으로 필리핀, 태국, 캄보디아를 동남아 전략 수출국으로 정하고 소주 세계화를 위한 국가별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하이트진로 창립 100주년인 2024년까지 해외 매출을 지난해 1,200억원보다 4.5배 늘어난 5,300억원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는 “맥주는 전 세계에 2만개 브랜드가 있지만 소주는 한국이 원조이자 단일 증류주 제품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술”이라며 “각 국가별 시장 상황에 맞춘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한국을 넘어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글로벌 주류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하노이=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이지성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