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3일’ 만종리 대학로극장의 여름 축제 이야기가 소개됐다.
4일 방송된 KBS2 ‘다큐멘터리 3일’에서는 ‘주경야극 - 단양 만종리 대학로극장 72시간’ 편이 전파를 탔다.
■ 산골마을 단양 만종리에 찾아온 특별한 변화
하나, 우리들의 밤은 당신들의 낮보다 아름답다
100여 가구 180여 명이 모여 사는 충북 단양 만종리. 빨갛게 익은 고추가 풍성한 작은 마을이다. 저녁이 되면 불 끄고 잠을 청하는 여느 시골 마을과 달리 이 마을은 언제나 시끌벅적하다. 바로 7월 29일부터 8월 14일까지 진행되는 만종리 축제 때문이다. 매일 저녁 8시에 시작되는 대학로극장의 공연. 어둠을 비추는 불빛을 따라가 보면 도착하는 곳이 바로 ‘만종리 대학로극장’이다. 만종리 주민들은 매일 밤 극장으로 마실을 나갈 수 있다며 즐거워한다.
둘, 매일 낮 12시에 개장하는 만종리 주민들의 반짝 사랑방
만종리 숲 속 극장은 밤에는 멋진 무대가 되고 낮에는 마을의 구내식당이 된다. 농사로 바쁜 주민들을 위해 매일 낮 12시에 점심 식당을 준비한다. 밥값은 무려 3,000원. 수익을 목적으로 한 식당이 아니기 때문에 재료비를 충당할 수 있을 만큼의 가격만 받고 운영한다. 밤낮으로 고생하는 연극인들을 위해 반찬을 나눠주기도 하고 설거지까지 돕고 가는 마을 주민들. 마을 공동식당이라고 불리는 이곳은 바쁜 농번기에 마을 주민들이 모이는 반짝 사랑방이자, 극단과 마을 주민이 소통하는 곳이다.
셋, 만종리 주민 허범종 씨의 진땀나는 배우 도전기
만종리 대학로극장에서는 연극인들의 공연뿐 아니라 주민참여극도 이루어진다. 주민이 쉽게 참여할 수 있게 만든 <엄마를 부탁해> 낭독극. 주민 참여극에는 만종리 고추밭 농부인 허범종 씨가 배우로 도전하게 된다. 어렸을 때 학교에서 연극을 만들어봤던 기억을 살려 연기에 도전하는 허범종 씨. 그는 시골에 극단이 오게 되니 마을 분위기가 많이 밝아졌다며 앞으로도 극단의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싶다고 한다.
■ 대학로극장! 서울 동숭동에서 두메산골로 내려온 이유는?
1987년 서울 대학로에 150석의 규모를 가진 극장을 개관한 ‘대학로극장’. 이 극단은 창작극 ‘불 좀 꺼주세요’ 가 엄청난 인기를 끌며 3년간 장기공연을 하며 이름을 알리게 됐다. 그런데 28년간 대학로에서 공연하던 극단에 위기가 찾아온다. 치솟는 임대료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극장을 폐관한 것.
그리고 그들은 2015년 4월, 극단의 총감독 허성수 씨의 고향인 충북 단양 영춘면 만종리로 오게 된다. 연극은 상업적인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 만종리에서 밀, 옥수수 농사를 짓기 시작한다. 9월에는 우리 밀로 만든 피자집 1호점을 열 계획이라는 만종리 대학로극장. 낮에는 농사를 짓고 밤에는 연극을 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연극인들의 72시간이다
■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숲속 극장’…단양 만종리 대학로극장
만종리 대학로극장의 공연이 펼쳐지는 무대는 처음엔 그저 무성한 밭이었다. 이들은 일일이 삽으로 땅을 평평하게 다지고 무대를 세워 조명을 달고, 세트를 만들어 직접 무대를 완성했다. 그렇게 세운 무대는 야외 대무대, 세미무대, 비닐하우스 무대 이렇게 총 3곳이다.
● 만종리 할매들에게 인기 1순위, <홍단뎐>
만종리 대학로극장의 총감독 허성수씨가 직접 쓰고 연출한 ‘홍단뎐’. 경기잡가 중 하나인 ‘범벅타령’을 원작으로 하여 각색된 ‘홍단뎐’은 장사나가는 남편을 두고 부인이 애인 ‘김도령’과 벌이는 연애소동을 해학적으로 풀어낸 타령조의 연극이다.
● 만종리 여름축제의 대미를 장식한, <노인과 바다>
헤밍웨이의 소설 ‘노인과 바다’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게 각색한 연극 <노인과 바다>. 연극 <노인과 바다>는 소년이 건장한 청년이 되어 노인을 회상하는 내용으로 진행된다. 극 중 ‘청년’ 역을 맡은 배우는 무대와 객석을 자유로이 넘나들며 관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해 연극에 몰입도를 높인다. 무대 공연으로 재탄생된 이 연극은 노인이 거대한 파도와 상어떼를 마주하게 되는 극적 순간을 몽환적이고 박진감 있게 연출하여 관객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 마을과 상생하는 농사짓는 연극인, 단양 만종리 대학로극장의 꿈
올해로 귀촌 2년째인 대학로극장. 수박 농사, 해바라기 농사, 옥수수 농사... 이들은 무수한 농사에 도전했다가 무수히 실패했다.
지금도 마을 사람들에게 배우며 깨달아가는 중이다. 축제 기간 배우 송태명 씨는 일일 셰프가 되어 우리 밀로 만든 화덕피자를 시범적으로 팔고 있는데... 오는 9월 단양에 피자집 1호점을 낼 것이라는 대학로극장.
이들은 손수 키운 콩으로 두부도 만들고 양파로 양파즙도 만들어 팔아볼까 고민한다. 이렇게 그들은 마을과 상생하는 농업 마케팅을 고민하며 하고 싶은 연극을 하고 자생력을 갖춘 연극인으로 일어서기를 꿈꾼다.
[사진=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