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가 개최된 항저우는 여러 가지로 유명한 중국 도시다. 중국인들은 “하늘에는 천당이 있고 땅에는 쑤저우와 항저우가 있다”고 했고 13세기 이탈리아인 마르코 폴로는 항저우를 “세상에서 가장 곱고 멋있는 도시”라고 극찬한 바 있다. 또 항저우는 저성장이 고착화하는 뉴노멀 시대에도 창의성을 가진 혁신적 기업이 어떻게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지 보여준 알리바바의 소재지로도 유명하다.
올해 G20 항저우 정상회의에서는 저성장과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국경과 시장을 닫아버리는 신고립주의가 고조되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포용적 성장 방안들이 심도 있게 논의됐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세계 경제의 저성장을 타개하기 위한 돌파구로 혁신, 신산업 혁명, 디지털 경제 등 과학기술에 기반한 신(新)성장동력 의제가 최초로 논의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G20이 세계의 길잡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양극화와 저성장을 극복하기 위한 포용적 혁신 모델로 우리의 창조경제 정책과 사례를 제시해 많은 호응을 받았다.
또 박 대통령은 최근 보호무역주의와 신고립주의 확산 추세의 원인이 양극화에서 비롯된 것임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해법은 자유무역의 과실이 보다 많은 사람에게 돌아가도록 하는 포용적 혁신 성장임을 강조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비롯한 많은 정상이 같은 의견을 표명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우리의 4대 부문 구조개혁을 설명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을 위해서는 누에가 허물을 뚫고 나오듯 과감한 구조개혁이 필요함을 지적하고 각국이 구조개혁의 성공사례뿐 아니라 실패사례도 공유해 타산지석으로 삼아 개선해나갈 것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맬컴 턴불 호주 총리가 좋은 지적이라며 적극적인 공감을 표명했다.
올해 G20 정상회의 의장국인 중국은 지난해 유엔에서 채택된 2030 개발 의제의 이행을 위한 G20 차원의 공동계획을 도출하는 등 개발에 높은 중요성을 부여했다. 개발 이슈는 지난 2010년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G20 의제로 처음 도입돼 우리나라가 G20 내 선진국과 개도국을 잇는 가교로의 입지를 구축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G20 정상회의는 출범한 지 10년 가까이 돼가면서 의제도 금융·재무 등에서 계속 확대돼 이제는 기후변화·무역투자뿐 아니라 테러, 난민과 이주민, 보건 등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많은 글로벌 주요 현안을 다루고 있다.
또 이번 항저우 정상회의에 참석한 주요국 정상들과의 다양한 접촉과 회담으로 북핵 문제 해결의 시급성과 엄중성에 대해 공감대를 넓히고 안보리 결의의 철저한 이행 등 국제공조를 강화하기로 한 것도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정부는 이러한 G20의 의제 다변화에 적극 대응하는 한편 향후에도 G20에서 지속적으로 우리의 역할과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선진국·개도국 간 연계 역할, 의제에 대한 지적 기여 등을 계속해 모범적인 중견국으로의 리더십을 꾸준히 발휘해나갈 것이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