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5일 오전 소 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지난달 15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한 지 20일 만이다. 소 사장은 이날 9시 50분께 검찰청사에 도착, “신 회장이 지시한 사실이 있는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또 탈세·비자금 조성·특정 계열회사 일감 몰아주기에 정책본부가 관여했는지에 대해서는 “비자금 자체가 없고, 그런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3인방이라 불리는데 본인 책임이 없다고 보는가”란 질문에 “검찰 조사에서 성실히 답변하겠다”는 말을 남긴 채 조사실로 향했다. 소 사장은 고(故) 이인원 정책본부장(부회장)·황각규(62)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 등과 함께 신 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물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이 소 사장을 불러 조사하면서 눈여겨보고 있는 부분은 그가 총수 일가 비자금 조성 및 탈세, 계열사 간 부당자산거래, 롯데가(家) 구성원이 소유한 개인회사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등 그룹 비리 전반에 관여했는지 여부다. 또 그가 그룹 계열회사인 코리아세븐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2010~2014년 사이 롯데피에스넷 유상증자에 참여한 경위와 신 회장이 지시했거나 보고를 받았는지 등에 대해서도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롯데 그룹은 롯데피에스넷의 손실 보전을 위해 2010∼2015년 사이 4차례에 걸쳐 총 36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시행했는데 이 과정에서 계열사들을 과도하게 동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검찰은 소 사장과 함께 황각규 사장도 이번 주 중 피의자 신분으로 재소환할 계획으로 현재 일정을 조율 중이다. 이후 신 회장에 대해서도 조사 계획을 확정해 이르면 추석 연휴 전에 그를 불러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신격호(94) 총괄회장의 경우 고령인데다 건강이 좋지 않아 방문·서면 조사 외에 소환조사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시점과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