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친환경 에너지 시대, 한국도 CHP 적극 키워야

선진 각국 CHP 육성책 앞다퉈 내놔

반면 韓, CHP 34곳 중 21곳 적자에 신음

세계 각국에서 모인 에너지 전문가들이 한국도 친환경 에너지 시대에 발 맞춰 열병합발전소(CHP)를 적극 키워야한다는 진단을 내놨다. CHP는 주로 천연가스를 사용해 전기를 생산하며 발전 과정에서 발생한 열을 모아 난방 등에 활용하는 고효율 발전소다.

한국집단에너지협회는 한국지역난방공사와 함께 서울에서 ‘제 15차 국제에너지기구 지역냉난방분과(IEA-DHC) 국제학술대회 CHP 특별세션’을 5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 세션은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집단에너지 분야 국제행사다. 한국은 물론 미국·중국·영국·독일·일본 등지서 에너지 전문가와 관련 업계 종사자 250여명이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CHP를 통한 에너지 신산업 생태계 조성방안’을 주제삼아 각국의 지원 정책과 발전소 운영 현황을 중점 논의했다고 집단에너지협회는 설명했다. 전기와 열을 함께 생산해 에너지 효율이 높은 CHP를 친환경 발전소로 주목할 만하다는 공감대가 전세계적으로 형성됐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베르트 뵈르너 주한 독일 대리대사는 “독일은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90~95% 감축하고 전체 발전원 가운데 신재생 에너지 비율을 80% 수준으로 증가시키는 ‘에너지전환(Energiewende)’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에너지 이용효율이 높아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인 CHP를 확대 보급하기 위해 신재생 에너지와 유사한 수준의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적극 육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유럽에서는 CHP의 비중이 1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위상이 커진 상태라고 이날 모인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폴 보스 유로히트·파워 상무이사는 ”CHP는 유럽 전력공급의 12%를 차지하고 있고 이 같은 비율은 향후 5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유럽연합(EU)은 화석연료 중심의 중앙집중방식 에너지 시스템에서 저탄소 에너지원 기반의 분산형 전원으로 전환하고 있고 신재생에너지와 함께 CHP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커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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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국내에서는 아직 CHP를 육성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나 사회의 관심이 부족한 가운데 관련 기업들이 적자에 허덕이면서 미래가 밝지 않다고 참석자들은 지적했다. 김영산 한양대 교수는 “한국의 CHP는 열을 생산해도 가격기준 상한에 걸려 원가에 미치지 못한 요금으로 정산받고, 전기 가격도 전력도매가 하락과 열 제약발전으로 인한 패널티를 받고 있어 생존기반이 흔들리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집단에너지 사업자 34곳 가운데 21곳이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국내 집단에너지 사업자들은 CHP가 80% 정도로 에너지 효율이 높다고 강조한다. 기존 석탄화력 발전소는 42% 수준이다. 또 천연가스나 나무 등을 주로 사용하는 CHP는 화석연료 때문에 발생하는 미세먼지나 탄소화합물 절감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또한 CHP는 분산형 전원으로서 수요처 인근에 건설이 가능하며, 추가 송전망 건설로 인한 사회적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집단에너지협회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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