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CEO&스토리] 임진구 SBI저축은행 대표, 동호회·노타이 문화로 임직원 벽 허물어.."소통하는 회사 만들것"

-임 대표가 꿈꾸는 회사는

소통없는 회사는 유능한 직원 전부 나가

직원·상사간 스스럼없이 의견 나누고

엘리베이터 함께타는 편한 사장 되고파



임진구 SBI저축은행 대표는 실적이 좋은 회사만큼이나 ‘소통하는 회사’를 만들고 싶은 생각이 크다. 언제나 ‘소통’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그의 건배사처럼 회사 곳곳에 소통을 위한 장치를 심어놓았다.

최근 SBI저축은행에서는 임 대표의 주도 하에 갖가지 동호회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볼링·당구·밴드·공연관람 등 분야가 다양한데다 여러 부서와 지점, 직급이 섞여 편하게 모이는 자리인 만큼 임직원들의 참여율도 높은 편이다. 특히 임 대표는 거의 모든 동호회에 가입해 임직원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임 대표는 “직원들이 언제 자기네 동호회 모임에 나올 거냐고 독촉을 하기도 한다”며 “너무 많은 곳에 가입한 것 같다”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면서도 그는 앞으로 생겨나는 신생 동호회에도 웬만해서는 다 참여할 생각이다.

은행보다도 더 엄격한 게 저축은행 사내 문화라는데 임 대표가 이끄는 SBI저축은행 직원들의 경우 고객을 직접 상대하는 지점을 제외하고는 넥타이를 하지 않는다. 대표가 먼저 ‘노 타이’ 패션으로 나서자 직원들에도 서서히 넥타이를 풀었다. 임 대표는 “사실 이전에는 흰색 정장 셔츠가 없었는데 홍보부장이 그래도 회사 대표인데 한 벌은 있어야 한다고 해서 억지로 산 것”이라며 “사내 문화가 너무 경직돼 있으면 편안한 소통이 불가능하다는 게 내 생각”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일본계 금융회사인 만큼 우리나라 기업보다 상명하복이 더 뚜렷할 것으로 생각하기도 하지만 오히려 20여개 국가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의 계열사라는 게 임 대표가 강조하는 부분이다. 다시 말해 일본 기업보다는 글로벌 기업 분위기가 더 강하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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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대표는 직원들이 회사 대표에게 거리낌 없이 의견을 말할 수 있도록 항상 먼저 다가선다.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직원에게 먼저 밥을 먹었는지 묻고 사내 직원 간 ‘썸’ 기류는 없는지도 알고 싶어한다. 임 대표는 “사실 회사 대표와 엘리베이터에 같이 타게 되면 정말 숨이 막힐 수도 있다”며 “직접 겪어 봐서 아는 부분인데 우리 회사만큼은 그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가 ‘소통’에 노력을 기울이게 된 것은 퍼시픽얼라이언스그룹(PAG)처럼 각국에서 온 사람들과 어울리는 일이 많은 이전 일터에서 쌓은 경험 때문이다. 대표가 먼저 직원에게 말을 걸고 직원들도 대표나 상사들과 스스럼 없이 대화하는 모습을 보고 많이 배웠다고 한다. 과거 해외에서 근무하던 당시 현지 부하 직원들에게 일을 마친 후 ‘술을 마시러 가자’고 권유한 적이 있었는데 “한국인 상사가 먼저 이야기를 나누자며 저녁 자리를 제안한 것은 처음”이라며 놀라워하는 모습을 보고 많은 생각을 했다고 한다.

직원과의 소통은 유능한 인재의 유출을 막는 비결이기도 하다는 게 임 대표의 말이다. 임 대표는 “소통하지 않는 회사의 직원들은 실력이 있으면 전부 나가버린다”며 “반면 회사 대표와 늘 소주도 한 잔씩 하며 속 얘기를 나누는 직원들은 잘 돌아서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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