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2016 미 대선]227년 미국 대선의 역사적 순간들<1>

1789년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

1789년 4월 30일 뉴욕에 위치한 미국 임시정부 청사 페더럴 홀에서 세계 역사에 길이 남을 의식이 거행됐다. 미국의 초대 대통령 당선자 조지 워싱턴의 취임식이 열린 것이다. 당시 미국의 대법원장이라고 할 수 있는 뉴욕 재판소장 로버트 리빙스턴이 물었다. “당신은 미국의 대통령직을 성실하게 수행하고 미국의 헌법과 국민의 권리를 수호할 것을 맹세합니까?” 워싱턴 초대 대통령은 대답했다. “예, 엄숙히 맹세합니다.”

조지 워싱턴 미국 초대 대통령의 취임을 기념하는 엽서/위키피디아조지 워싱턴 미국 초대 대통령의 취임을 기념하는 엽서/위키피디아


워싱턴의 대통령 취임은 세계사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 최초로 국민이 직접 뽑은 대표가 국가 원수가 된 사건이기 때문이다. 고대 그리스의 아테네에서 민주주의 공화정이 실시된 적이 있지만 규모가 작은 도시국가에 한한 것이었다. 이 취임식이야말로 대통령 중심제로 대표되는 현대 정치의 진정한 출발이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워싱턴이 미국 역사상 가장 인기 있는 대통령으로 평가 받는 이유 중 하나는 그가 아름다운 퇴장의 선례를 남겼기 때문이다. 재선은 수락했으나 워싱턴은 3선은 독재로 가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왕이 되어달라는 일부 국민들의 성원이 있었지만 그는 과감하게 욕심을 접었다. 임기가 6개월 남은 1796년 9월 17일 워싱턴은 더 이상 대통령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고별 연설’을 발표했다. “조국에 대한 고마움과, 수 세대에 걸친 선조들과 이 땅에 뜨거운 애정을 느끼면서, 나는 은퇴 후에 누리고자 스스로 다짐했던 생활을 즐거운 마음으로 기대해봅니다.”

퇴임 후에 고향에 돌아갔지만 1798년 미국과 프랑스의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지자 워싱턴은 다시 총사령관에 임명되었다. “내 몸에 남아 있는 모든 피를 조국에 바치겠다”며 수락했지만 다행히 전쟁은 일어나지 않았다.

조지 워싱턴의 전기를 쓴 브래들리 T. 존슨은 워싱턴을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워싱턴은 위대한 인물이다. 그는 감정이 격했지만 뛰어난 자제력을 발휘했다. 아무도 막을 수 없는 강한 의지력은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정신, 현명함, 관용, 정의감과 조화를 이뤘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천재성은 없었지만 그는 신속한 통찰력과 정확한 판단, 그리고 지식을 적극적으로 추구하는 열성이 있었다.”

▲워싱턴과 관련된 뒷이야기들


-오늘날 워싱턴의 얼굴은 미국 1달러짜리 지폐에 새겨져 있다. 가능하면 많은 이들이 미국 민주주의의 시초를 다진 그를 자주 보게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하지만 대다수 미국인들은 워싱턴이 새겨져 있는 지폐를 주머니에 쑤셔 넣고 지갑에 넣어 구겨서 사용한다.

관련기사



워싱턴이 새겨져 있는 미국 1달러 지폐/위키피디아워싱턴이 새겨져 있는 미국 1달러 지폐/위키피디아


-1달러 지폐에 워싱턴의 입은 부풀려져 있는데 틀니를 껴서 그런 것이라고 한다. 워싱턴은 젊은 나이에 이가 빠져 틀니를 했다. 당시 틀니는 하마나 바다코끼리의 어금니로 만들었는데 냄새가 아주 심했다고 한다. 워싱턴은 그 냄새가 역겨워 항상 입을 부풀린 채 다녔다. 워싱턴의 초상화는 매우 다양한 버전으로 존재하는데 표정이 일그러져있는 그림도 다수 보이며 이는 새로 장착한 틀니가 마음에 들지 않은 경우였다고 한다.

-워싱턴과 관련해 벚꽃나무 이야기가 유명하다. 그는 도끼로 아버지가 아끼는 벚꽃나무를 베었는데 그가 솔직하게 말하자 아버지가 용서해줬다는 것이다. 아메리칸 조크에서는 이 일화를 이렇게 설명한다.

선생님 “조지 워싱턴이 벚나무를 자른 것을 아버지에게 솔직하게 이야기했을 때 그의 아버지는 그를 용서했습니다. 왜 일까요?”

학생 “네, 조지 워싱턴이 아직 도끼를 손에 들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역사가들이 당시 문서를 찾아내어 워싱턴의 사생활을 공개했는데 그는 멋 부리는 것을 매우 좋아했다고 한다. 당시 고가로 알려진 카스웰 메시 향수를 즐겨 썼고 틀니를 항시 착용했으며 파우더를 뿌린 가발을 썼다.

이경운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