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중으로 은행·증권사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수익률 집계를 전담할 외부 전문기관이 선정된다. ISA 수익률이 뻥튀기되는 등의 오류 재발을 막는 한편 수익률 평가에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서지만 0.001%의 수익률로 이익을 내는 금융사들이 수익률 집계를 외부에 맡기는 데 대해 “망신살”이라는 지적도 들려온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펀드평가·에프앤가이드·제로인·나이스피앤아이 등 펀드·채권평가사들은 이날 금융투자협회에 ISA 수익률 집계 사업을 위한 수주제안서를 제출했다. 금투협은 8일 개별 프레젠테이션 및 ISA 판매사들의 심사를 거쳐 ISA 수익률 집계를 맡을 평가사 1곳을 이번주 내로 선정할 방침이다. 금투협은 펀드평가사·채권평가사·사무수탁사에 참가 자격을 부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무수탁사들은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무수탁사는 운용사의 펀드회계 업무, 수익률 정산, 투자 자금 결제와 펀드기준가 산정 등의 업무를 맡는 업체다.
이 같은 방안은 지난 3월 ISA 출시 전에도 논의됐지만 당시 판매사들이 비용 등을 문제 삼으면서 무산됐다. 하지만 7월 IBK기업은행 등 7개 ISA 판매사의 47개 모델포트폴리오(MP)가 수익률을 잘못 집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뒤늦게 재발방지대책으로 급부상했다. 외부 기관이 ISA 수익률을 대신 산출해주는 데 따른 비용은 증권사와 은행 등 판매사들이 부담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은 7개 금융사 중 일부는 처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투자자 손실은 보전하도록 지시했다. 또 6일에는 ISA를 판매하는 은행·증권사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ISA 수익률 집계 규정 등에 관한 설명회를 진행하는 등 ISA 공시 오류가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ISA 판매사들이 초보적인 실수를 저질러 잘못된 수익률을 공시하는 망신을 당한데다 결국 외부에 맡기기로 한 데 따른 비판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제안서를 제출한 펀드평가사 등은 최종 선정될 경우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펀드평가사 관계자는 “시장 흐름 자체가 ISA·연금·랩 등 재간접 상품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상황에서 사업 외연을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