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코스피 상승장세에도...웃지 못하는 개미

오르는 종목 일부 대형주에 국한

개인 매수 상위종목 대부분 하락

"팔지도 살 수도 없는 상황 처해"

거래대금은 되레 올들어 최저



코스피가 글로벌 증시의 최대 변수로 작용해온 미국 금리 인상의 먹구름이 걷히면서 잇따라 연중 최고점을 경신하고 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여전히 지수 상승에서 소외되고 있다. 특히 대형주 중심으로 시장이 움직이며 증시 추가 상승의 선행지표인 거래대금은 오히려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외 변동성 확대 요인이 둔화되면서 일명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도 10.68로 연중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박스피 장세 속에서 지난해 8월24일 32.73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해 3분의1 수준까지 떨어진 셈이다. 코스피200 변동성지수는 코스피200 옵션 가격을 토대로 한 달 뒤 지수가 얼마나 변동할지 예측하는 지표로 통상 코스피가 상승할 때 반대로 하락하는 특성이 있다. 변동성지수가 하향 안정화하는 것은 시장 참여자들이 증시의 급등락이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뜻이다. 즉, 시장을 기관과 외국인 등이 움직여 급락에 대한 우려는 줄어들었지만 반대로 추가 상승에 대한 부담도 그만큼 커진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이날 코스피지수는 장중 전일보다 0.35% 오른 2,073.89를 기록하며 연중 최고치를 또다시 경신하기도 했다. 코스피지수가 장중 2,070선을 돌파한 것은 지난해 7월22일(2,075.94) 이후 약 1년 2개월 만이다. 하지만 차익실현에 나선 투신의 펀드 환매 물량이 쏟아지면서 코스피는 전날보다 0.23%(4.65포인트) 내린 2,061.88로 하락 마감했다.


코스피가 연일 연중 최고점을 경신하고 있지만 증시 활성화의 기준이 되는 주식 거래대금은 좀처럼 늘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9월 코스피 일 평균 거래대금은 전날 누적 기준 4조3,042억원으로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수는 연중 최고점을 경신하고 있지만 상승 랠리가 일부 대형주에 국한된 탓에 거래대금이 늘지 않아 상승의 질적인 측면에서는 좋게만 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삼성전자(005930)와 네이버, 현대모비스(012330) 등 일부 종목이 상승장을 주도하면서 특정 대형주로의 쏠림 현상이 가속화되는 분위기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연중 최고치를 돌파한 전날에도 하락종목 수(450개)가 상승종목 수(332개)를 크게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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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일부 대형주 쏠림 현상은 전체 주식 거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개인투자자들의 관망 심리를 부채질하고 있다. 지난 5월만 해도 55%를 넘던 개인투자자의 거래 비중은 지난달 48%대까지 떨어진 상태다. 올 들어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들이 대부분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개인투자자들을 시장에서 비켜나게 하고 있다. 지난 1월4일~9월7일까지 개인이 6,013억원어치를 사들인 LG화학은 24.05%나 하락했고 4,452억원 순매수한 기아차는 18.82% 내렸다. 개인투자자가 선호하는 한세실업은 54.72% 하락해 연초 대비 주가가 반토막이 났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상승세가 일부 대형주를 중심으로 한 업종별 순환매 성격이 강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중소형주를 많이 담고 있는 개인투자자로서는 팔지도 못하고 살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개인의 참여가 저조해지니 거래대금도 정체돼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미국의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낮아지며 지수가 2,100선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도 “9월의 최대 이벤트인 미국 금리 인상 이슈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만큼 한국을 포함한 신흥시장으로의 글로벌 자금 유입이 지속되면서 코스피도 2,080~2,100선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측했다.

김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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